‘수입 돈육 관세 0%’ 추진… 효과는 ‘글쎄’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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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산 대부분 관세 이미 없어
유통업계 가격 인하 여부 고심

정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민생안정 대책에는 주요 수입 식료품과 산업 원자재에 부과되는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깎아주는 내용이 대거 포함됐다. 그러나 수입산 돼지고기의 경우 대부분 현재도 관세가 없이 수입되고 있어 추가 가격인하 여력이 별로 없는 상태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수입산 돼지고기.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민생안정 대책에는 주요 수입 식료품과 산업 원자재에 부과되는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깎아주는 내용이 대거 포함됐다. 그러나 수입산 돼지고기의 경우 대부분 현재도 관세가 없이 수입되고 있어 추가 가격인하 여력이 별로 없는 상태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수입산 돼지고기. 연합뉴스

정부가 수입산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를 0%로 하기로 하면서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소비자 가격이 언제쯤 낮아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돼지고기 대부분이 이미 관세가 없어 유통업계는 당장 큰 폭으로 인하할 여력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계는 새 정부의 첫 경제정책인만큼 정부의 방침에 어느 정도 호응해야 하지만 이같은 점 때문에 수입산 돼지고기가 실제로 가격이 떨어질지 주목된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들여오는 수입산 돼지고기는 미국산과 유럽산, 캐나다산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미국과 스페인, 캐나다에서 돼지고기를 주로 수입하고 있고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현재 캐나다산을 주로 들여오고 있다.

그런데 미국과 유럽은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 있어 관세가 없고 캐나다산은 8.6% 정도의 관세가 붙는다.

그러나 앞서 정부는 최근 민생안정 대책을 발표하면서 연말까지 수입 돼지고기 5만t에 대해 관세 22.5~25%를 할당관세 0%를 적용해 관세를 없앤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제로 국내에 들여오는 돼지고기는 현재도 대부분 무관세여서 가격을 추가로 인하할 부분이 거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오히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적으로 사료작물 가격이 오르면서 돼지고기 수입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더 높다.

여기에 물류비와 인건비, 환율 등이 수입 원가를 끌어올리고 있는데다 거리두기 해제로 돼지고기 수요가 더 늘어날 전망인 점도 수입산 가격 인하 여력을 없게 만들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정부에서 관세 혜택을 줘가면서까지 물가를 잡겠다고 발표한만큼 당장은 아니더라도 가격 인하를 검토해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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