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전시] 6월에 뭐 볼까?
■홍민수·홍찬효 ‘도시·시간’
기억 속 시간여행을 하는 홍찬효와 도시 풍경을 기억하는 홍민수. 부자 작가가 빚어낸 도예 작품으로 기억과 흔적을 마주한다. 홍찬효는 도조 형태로 제작된 작업으로 시간의 축적을 표현한다. 용암의 분출과 냉각으로 이뤄진 주상절리의 흔적, 고목나무의 썩어가는 형상, 아스팔트의 갈라진 모습 등을 작품에 담아냈다. 홍민수는 변화하는 시간을 도시로 들여다본다. 낮과 밤의 기억, 욕망으로 팽창하는 도시의 파편 등 도시가 가진 여러 얼굴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표현한다. 판 성형 기법으로 벽돌로 면을 쌓아 올려 집을 만드는 것처럼 물레 없이 손 작업만으로 도시를 짓는다. ▶6월 30일까지 갤러리조이(해운대구)
■김석영 개인전 ‘The horse of rising sun’
김석영 작가는 물감을 뿌리고, 선을 긋는 몸의 궤적을 화면에 드러낸다. 작가는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곡신불사(谷神不死)’ 에서 가져온 ‘곡신’을 주제로 작업한다. ‘골짜기 정신은 죽지 않는다’ 속 골짜기 정신은 자연과 생명을 잉태하고 순환시키는 치유 시스템이다. 작가는 말, 인물, 꽃과 풍경의 형상으로 형식적으로는 회화의 본질을 질문하고, 내용적으로는 자신과 세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화면 속 말에서 강한 힘과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6월 20일까지 갤러리마레(해운대구)
■박진성 개인전 ‘HESTORY’
어디선가 본 듯한 인물 속에 우리가 느끼는 감정들이 표현되어 있다. 최근 박진성 작가의 작업에는 행복을 의미하는 ‘파랑새’, 모성애와 여성을 상징하는 ‘분홍빛 덩어리’, 마음 속 억눌린 감정을 불어내는 ‘풍선’ 등이 등장한다. 이번 전시 제목은 ‘He(그)’와 ‘Story(이야기)’가 합쳐진 것으로 아저씨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작가의 삶의 대변하는 동시에 현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솔직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일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6월 12일까지 맥화랑(해운대구)
■김순철 개인전 ‘I, WISH’
실은 끊어진 것을 이어준다. 김순철 작가는 한지 위 바느질로 내면과의 소통, 타자와의 연결을 이야기한다. 화면의 앞뒤를 왕래하는 바느질로 실이 겹겹이 쌓여 저부조의 형태를 띄게 된다. 김 작가는 “작업을 통해 자신을 안으로 돌아보는 성찰을 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화면의 앞면과 뒷면을 아우르는 바느질은 나와 내면의 또다른 나, 또는 나와 주변의 소통을 의미하며, 이어지는 바느질은 어제와 오늘이 시간을 연결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반복된 바느질 행위로 작가는 풀어내지 못하고 자신 속에 얽혀 있는 내면의 상처를 덜어낸다. ▶6월 22일까지 삼정갤러리(부산진구)
■이계영 사진전 ‘SUMMER DAZE’
사진가 이계영은 2018년 ‘열돔’ 현상으로 살인적 폭염을 불러왔던 여름 도시의 풍경을 담은 작품을 전시한다. 인간의 행동이 부른 기후 변화는 인간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울리히 벡 <글로벌 위험사회>의 사례인 기후변화의 폭염과 새로운 위험사회의 요소로 등장한 코로나19에 노출된 인간과 도시 풍경을 통해 자연 앞에 무기력하기만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6월 16일부터 26일까지 스페이스이신(금정구)
■기획전 ‘비미래(Non-future)’
‘비미래’라는 단어로 표상되는 새로운 시간의 지점에 대한 성찰을 담아냈다. 김가민, 신정균, 안미린, 윤산 작가가 참여한다. 전시장에 입장한 관람객이 벽에 붙은 QR코드를 찍으면 안미린 시인이 직접 낭독한 시가 들린다. 시 낭독을 들으며 시각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다층적 예술 체험이 기다린다.
김가민·윤산 작가는 평면과 설치 작업, 신정균 작가는 영상 작업을 선보인다. 김가민은 미완성의 입체 도형 평면도를 전시한다. 신정균은 재난 상황의 모의 연습을 그려낸 영상 ‘미래 연습’을 공개한다. 윤산은 물감을 얇게 쓰면서 대상의 표면을 풀어낸 신작 여섯 점을 보여준다. ▶6월 15일까지 제이무브먼트갤러리(금정구)
■이성희 ‘빈 간판’
이성희 사진가는 처음 빈 옥외간판을 마주했을 때 묘한 느낌을 받았다고 전한다. 그는 “비어있다는 사실, 정확히 말해 원래의 용도인 광고 메시지를 담는 기능을 멈추고 눈앞에 미디엄 그 자체로서 허옇게 몸뚱이를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그의 작업은 초반에는 구조물 자체에 관심을 갖고 정면으로 접근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의 공간과 그곳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을 간판과 연결짓는 방식으로 변화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6월 20일부터 9월 3일까지 BMW포토스페이스(해운대구)
■이정자 ‘The Village’
경남 김해 출신인 이정자 작가는 홍익대 회화과, 중국 중앙미술학원을 졸업했다. 이번에 열리는 ‘The Village’는 작가의 열다섯 번째 개인전으로 생활의 근본 터전인 집의 구조적 연결과 조형적 다양성을 가진 부산 감천문화마을을 선보인다. 유화와 분채, 혼합재료를 사용한 감천문화마을 시리즈 20여 점과 정물화 등을 전시한다. ▶6월 10일부터 23일까지 미광화랑(수영구)
■윤쌍웅 화백 초청 사랑나눔 미술작품 전시회
소나무 일월송의 작가 윤쌍웅 작가는 경남 진주 출생으로 동아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진주교대 미술교육과 교수를 역임한 작가는 소나무 그림을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작품에 드러낸다. 선비의 기개, 우직한 충절, 살아있는 영원한 생명을 작가만의 화법으로 전달한다. ▶6월 8일부터 12일까지 부산상공회의소 1층 홀(부산진구)
■임전 허문 붓질육십년
소치일가 4대 작가인 임전 허문의 작품을 선보인다. 허문은 독자적 선염기법의 운무산수화를 창안했다. 작가는 초현실적인 산수 풍경을 그려낸다. 신항섭 미술평론가는 “임전의 그림은 재현적인 듯 싶으면서도 생략과 절제, 그리고 단순화를 통해 운해와 안개에 잠겨 있는 선계와 같은 초현실적인 아름다움을 구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갤러리 대표와 작가의 인연이 담긴 전시이다. ▶6월 2일부터 30일까지 타워아트갤러리(연제구)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