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산동네 어르신 돌보며 30년째 약자와의 동행하고 있습니다”
윤장우 동남복지재단 이사장
“어르신들을 돌보며 약자와의 동행을 시작한 지 30년째입니다. 보살핌이 필요한 복지 사각지대 어르신들이 매년 꾸준히 늘어나 현재는 150명에 이르렀습니다. 김우식 초대 이사장의 이웃사랑과 나눔 정신이 중단없이 이어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더 많은 자원봉사자의 동참이 필요합니다.”
올해로 설립 30주년을 맞는 동남복지재단 윤장우 이사장은 보여 주기식이 아닌 ‘영혼이 있는 봉사’를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선 몸과 마음과 돈을 아낌없이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윤 이사장은 국가의 도움 없이 재단 산하 요양병원 매출의 5%를 떼 복지재단의 무료급식 사업에 매년 2억 원을 지원한다.
쌀·반찬 배달 봉사, 올해 설립 30주년
요양병원 매출 5% 무료급식 지원
“더 많은 자원봉사자 동참 필요”
동남복지재단은 부산 동구지역 50명과 북구지역 100명 등 총 150명을 대상으로 주 1회 쌀과 반찬을 배달한다. 하루에 40가구 정도를 찾는데 못 만나면 2~3번 가야 할 때도 있다. 차량 통행이 안되는 산동네의 경사진 골목길을 걸어서 일일이 방문한다. 비가 오거나 덥거나 추워도 기다리고 있는 어르신을 생각하면 멈출 수가 없다.
‘내가 죽으면 아무도 모를 거란 두려움이 있어 재단 직원의 방문이 위안이 된다.’ ‘재단에서 안 오면 굶어야 한다.’ ‘말동무가 없기 때문에 기다려진다.’ 동남복지재단의 존재 이유는 아주 다양하다. 홀로 계신 어르신의 집안 청소를 해주거나 병원에 동행해 주기도 한다. 직원들이 진심을 다하기에 감사편지도 많이 온다.
“명절과 어버이날에는 작은 선물이나마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년 해 왔던 효도관광을 코로나19 때문에 못해 가슴이 아픕니다. 올해는 버스를 빌려 효도관광을 꼭 진행할 계획입니다.”
1991년 7월에 설립된 재단 산하에는 요양병원이 있는데 이곳에서도 의미 있는 도전을 많이 시도하고 있다.
역지사지, 요양병원 환자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 직원들이 기저귀 차기와 신체보호대 묶여보기 등을 체험하게 한다. 환자들이 얼마나 불편한지 직접 느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욕창 보호를 위한 공기침대에도 직접 누워서 자 보게 한다. 침대가 얼마나 딱딱한지, 잠이 잘 오는지를 느껴 보는 기회를 갖게 한다.
이하실 간호부장은 “간호사 경력이 25년이라 나름 환자를 잘 이해한다고 생각했다”며 “직접 체험해 보니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고 체험 소감을 밝혔다.
‘환자가 주인인 병원’ ‘보호자로부터 신뢰받는 병원’이 되는 것이 윤 이사장의 목표다. 이를 제대로 실천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윤 이사장은 매일 오후 10시에 퇴원한다. 3교대 출근하는 간호사들이 제자리를 지키면 그때서야 병원을 나선다.
윤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꼭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복지재단의 직원 인건비가 전체 예산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인건비 지출을 안 하면 돌봄 어르신을 두 배로 늘릴 수 있기에 인건비가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원봉사를 해 주신다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