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곧 끝나는데”… 부산시의원들, 잇단 연수·출장
부산시의회 의장 직무대리 등 일부 시의원들이 임기 막판에 잇달아 연수를 떠나 빈축을 사고 있다. 6·1 지방선거에 낙선하거나 불출마했음에도 교육·연수 등의 목적으로 출장을 가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동호 의장 직무대리는 지난 15일 전국 11개 광역시도의회 의장들과 3박 4일 일정으로 몽골 울란바토르를 찾았다. 이날 출장은 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가 몽골 관방부와의 교류 협력 확대를 목적으로 추진됐지만, 참석자 대부분이 임기 종료를 앞둔 의장들이라는 점에서 출장의 명분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인다.
이동호 의장 직무대리, 몽골 출장
전국시·도의회 의장들과 동행
참석자 대부분 임기 막판 ‘빈축’
경비도 협의회·시도의회서 부담
다른 시의원들도 국내 연수 러시
전체 17명 중 출장에 불참한 시·도의회 의장 6명은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장 직무대리가 출장을 간 때는 부산시의회 제305회 정례회 기간(7~21일) 중이었다. 민주당 시의원이 모두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뒤 열린 정례회였던 만큼, 어수선한 의정 분위기를 수습하는 데 주력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또 해당 시기는 소속된 행정문화위가 안건 심사 결과를 정리하는 기간이기도 했다. 항공료와 숙박비 등 의장 11명의 경비(1인당 240만 원)는 협의회에서 부담했고, 1인당 150만 원 규모의 의장을 수행한 직원 경비는 각 시·도의회에서 담당했다.
한 부산시의원은 “코로나19로 해외연수 등의 기회가 급격히 줄었던 점은 이해가 되지만 당 상황이나 민생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 굳이 임기 막판 해외를 나가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의장 직무대리는 “몽골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하는 등 일을 위해 떠난 출장”이라면서 “한 달 반 전에 계약금 등을 줘 중간에 출장을 취소하면 날리게 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 의장 직무대리를 비롯해 다른 민주당 시의원들도 임기 말 잇따라 국내 연수를 떠났다. 도시환경위원회 소속 A의원과 이 의장 직무대리는 지난달 11~13일 제주도에서 열린 의원교육연수에 참여했다. 의원교육연수는 민간교육기관에서 프로그램을 짜고 비용은 시의회에서 부담(1인당 80만 원가량)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 의장 직무대리와 A의원이 참여한 연수는 ‘의정활동 유종의 미와 사회 공헌 및 미래설계’를 주제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장 직무대리와 A 의원 모두 지방선거에 불출마했던 만큼 이 같은 ‘미래설계’ 목적의 연수에 참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A 의원은 부산시재활용센터 관련 업자에게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올해 의원교육연수를 떠난 시의원들은 모두 12명이다. 2020년 말 식당 여종업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던 복지안전위 A 의원은 지난 3월 28~30일 제주에서 열린 ‘대한민국 지방의회 특별 직무교육’ 연수에 참여하기도 했다. A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
305회 마지막 정례회가 끝난 다음 날인 22일에도 6·1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민주당 시의원 4명이 충남 보령으로 2박 3일간 연수를 떠났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연수 목적 등을 볼 때 차기 시의회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 연수 계획을 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