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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이 퇴원을 요청한다는 이유로 화가 나 응급실 침대를 무단으로 점거하고 욕설을 퍼부은 50대 남성이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부산지법 형사3단독 송호철 판사는 응급의료에관한법률 위반과 모욕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A 씨에게 벌금 300만 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7월 16일 오전 2시께 부산 부산진구의 한 병원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 의료진이 “치료가 다 끝났다”며 퇴원을 요청했지만, A 씨는 응급실 침대에 드러누워 “나는 모르겠다. 링거를 놔 달라”며 고함을 질렀다. 당시 A 씨는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의료진과 보안팀 직원은 물론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도 “나 암 환자다. 니가 뭔데 가라고 하냐”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상해죄 등으로 여러 차례 처벌 받은 전력이 있다”면서도 “자신의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고 반성하며 생계급여, 의료급여, 주거급여 수급자로 지정돼 있는 점 등을 감안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최근 병원 응급실에서의 소란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부산대학교병원 응급실 입구에서 60대 남성이 방화를 시도해 환자와 의료진이 긴급 대피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