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인사 관련 비판·지적 잘 듣고 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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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청년대변인 "여야 오십보백보…부끄러움 넘어 참담"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인사 문제가 반복되는 것과 관련해 5일 "비판을 다 잘 듣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청사 브리핑에서 부실인사 검증 논란에 대해 "인사와 관련해 여러 잡음이 일어나고, 그런 것들에 대한 지적, 비판, 이런 것들은 다 잘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역시 귀 기울여서 듣고 있다"면서 "내각에 여성이 적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여성을 늘리려고 노력했고,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적이 있었을 땐 역시 자진사퇴로 어쨌든 국민 뜻이 어떤 의미에서든 반영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 국민 눈높이에는 부족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로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좀 더 생각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박순애 신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건네면서 '임명이 늦어져서 언론의, 또 야당의 공격을 받느라 고생 많이 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위로의 뜻"이라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박순애 신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 모두발언에서 "임명이 늦어져서 언론의, 또 야당의 공격을 받느라 고생 많이 했다"며 "소신껏 잘하라"고 당부했다.

이를 두고 야권 일각에서는 과거 음주운전과 연구부정, 조교갑질 의혹 등을 받는 박 후보자를 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하면서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위로의 메시지를 밝힌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명 40일 만에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 그동안 마음고생이 있었을 테니 위로하는 뜻에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것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부터 최근까지 인사 문제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전날 지명된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로 재직할 당시 학생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해 논란을 빚어 과오를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는 벌써 두 번째 낙마자가 나왔다. '자녀 특혜' 의혹 등으로 사퇴한 정호영 전 후보자에 이어 김승희 전 후보자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된 이후 결국 자진 사퇴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사 '기준'이 문제인 것 아니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는 "여러 지적을 잘 보고 있다"며 "전문성과 역량 있는, 능력 있는 인재를 뽑아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충분히 능력을 발휘해서 일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여당에서는 윤 대통령의 부실 인사 논란을 작심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청년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을 겨냥해 "'더불어민주당도 그러지 않았느냐'는 대답은 민주당의 입을 막을 논리가 될 수는 있겠지만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준 거 아니냐'는 국민의 물음에 대한 답변은 될 수 없다"고 직격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이 출근길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박순애 신임 교육부장관,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부실 인사·인사실패 지적이 있다'는 취재진의 지적에 "그럼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고 답한 것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박 대변인은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국민의힘 대변인이다) 시즌2' 출신이자 친이준석계로 꼽히며, 대선 기간 윤석열 캠프에서 청년 보좌역을 지내기도 한 인물이다.

그는 "장관 임명이 더 미뤄지면 국정에 혼란이 오지 않겠느냐, 검증 책임을 다하지 않은 민주당도 책임이 있지 않으냐, 직접 성범죄를 저지른 건 아니지 않느냐고 변명을 할 수도 있지만, 그건 민주당이 여당 시절 똑같이 반복했던 변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여야가 오십보백보의 잘못을 저지르고 서로 '내로남불'이라 지적하는 작금의 상황은 부끄러움을 넘어 참담하다"며 "여야가 음주운전 전과자를 장관으로 임명하고 당대표로 추대하는데 어찌 음주운전을 문제라 얘기하겠나"라고 지적했다.

또 "성 추문 인사가 연이어 임명되는 상황에서 어찌 민주당의 성범죄를 비판할 수 있겠는가. 또 어찌 '문재인 정부의 인사 참사와 다를 게 없다'는 국민적 비판을 피해갈 수 있겠는가"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시행착오였다고 생각한다. 건전한 비판에 의한 자정 능력만 잃지 않는다면 얼마든 대기만성의 결실을 볼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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