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친구의 인생 2막 “강물처럼 가자!”
극단 자갈치 ‘쓰리보이즈 리턴즈’
강열우, 정승천, 황해순 배우 출연
10일까지 신명천지소극장 공연
35년 만에 함께 무대 복귀 ‘도전’
60대 세 친구가 20대 청춘을 바친 연극 무대로 귀환했다.
극단 자갈치는 2022 기획공연 ‘쓰리보이즈 리턴즈’를 7일부터 10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쓰리보이즈 리턴즈’는 강열우, 정승천, 황해순 세 배우의 현실과도 겹치는 작품이다. 이들은 20대 후반 시절을 극단 자갈치에서 함께 활동했던 동료이다. 창단 멤버인 정승천에 이어 황해순, 강열우 순으로 극단 자갈치에 입단했다.
세 사람은 1987년 형제복지원을 다룬 연극 ‘복지에서 성지로’에 같이 출연했다. 이후 강 배우가 대학 강단으로 떠나면서 이번 공연은 35년 만에 함께 서는 무대가 됐다. “2~3년 전부터 인생 후반전에는 재미있는 걸 해보자. 우리끼리 마지막으로 한 판 놀아보자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줄곧 무대에 섰던 정 배우와 중간에 문화기관으로 자리를 옮긴 황 배우 모두 올 초 공적 자리에서 ‘퇴임’했다. 다시 한번 연극을 해보자고 뜻을 모은 세 사람은 극단 일터의 김기영 연출가에게 연락했다.
김 연출가는 “작품을 쓰고 연출도 해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옛날에 같이 활동한 세 친구의 인생 후반기 이야기가 가공이 아니라 실제 상황이 되었다는 점이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연극 경력은 단절됐지만 음악이 특기인 강 배우, 춤을 잘 추는 황 배우와 정 배우. 김 연출가는 세 사람의 장점을 살리는 구조는 뭘까를 생각했다.
문화예술 영역에서의 인생 2막에 대한 고민을 보여주는 ‘밴드 오디션에 도전하는 60대 친구들’의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정 배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건반은 처음 쳐봤다”며 웃었다. 작품 속 상순(황해순), 연우(강열우), 기천(정승천)은 갱년기에 접어든 남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과거의 빛나던 시절을 회상하던 이들은 중년을 위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다루다 보니 연극에서 노래가 자주 등장한다. 총 7곡 중 2곡은 이번 공연을 위해 만든 신곡이다. 김 연출가가 가사를 쓰고, 안영수가 작곡한 노래 ‘강물처럼 가자’는 강물처럼 한번 가보자, 새로운 인생에 도전해보자는 의미가 담겼다. 연극 무대 귀환에 대해 세 배우의 입은 “후회막급”을 말하는데 눈은 즐거움으로 반짝였다.
“이번 공연은 우리에게 고향 같은 극단 자갈치를 지켜주고 있는 후배들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연극을 보는 관객에게 ‘나이가 들어도 다시 할 수 있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전달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쓰리보이즈 리턴즈’는 부산 금정구 부곡동 신명천지 소극장에서 평일 오후 8시, 토·일 오후 5시에 공연한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