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순방 때 신규 직원 ‘춤 강요 지시’ 논란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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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복지센터 직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가 사상구지부 홈페이지에 올린 글.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 사상구지부 홈페이지 캡처 행정복지센터 직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가 사상구지부 홈페이지에 올린 글.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 사상구지부 홈페이지 캡처

부산 사상구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구청장 순방행사를 준비하면서 신규 직원들에게 춤을 강요하려다 내부 비판을 받고 뒤늦게 행사를 취소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일부 직원들은 “신규 여직원에게 춤을 시키는 것은 성인지감수성 떨어지는 부당한 지시”라면서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사상구 행정복지센터서 기획

노조 등 반발 거세자 취소

“저급한 발상 그 자체가 문제”

내부게시판 성토 글 줄이어


8일 오전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 사상구지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흰 티에 청바지 입고 댄스댄스? 업무 외 부당한 지시가 아닐까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행정복지센터 직원으로 추정되는 게시글 작성자는 해당 게시글에서 행정복지센터 간부가 구청장 동순방 행사에 여직원들을 동원하고 있다며 신규 직원들에게 춤을 강요하는 것은 부당한 요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상구청에 따르면 조병길 사상구청장 취임을 맞아 이날 동순방 행사가 진행됐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예정된 동순방 행사는 권역별로 사상구 2~3개 행정복지센터를 차례로 도는 행사다.

하지만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신규 직원을 대상으로 흰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채 춤을 추는 행사를 기획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게시글을 확인한 노조 측은 이러한 문제를 인지해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결국 해당 행정복지센터에서는 동순방 당일 행사를 취소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사상구지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게시글이 올라와 구청에 관련 사항 확인을 요청했다”면서 “행사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전달한 이후 해당 행정복지센터에서 행사를 취소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상구청 측은 이번 동순방과 관련해 행사를 기획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까지 보냈지만 일부 행정복지센터에서 의욕이 앞선 나머지 부적절한 기획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사상구청 관계자는 “사실확인 결과 부적절한 행사가 기획됐다는 것을 파악하고 행사를 중단하라고 연락했다”면서 “실제 동순방에서는 행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당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행사 기획과 관련해 의견 공유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고 신규 직원이 여직원이 많을 뿐 여직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다”면서 “내부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와 행사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행사 취소 이후에도 노조 게시판에서는 여전히 그런 구상을 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게시글 작성자는 “여직원들을 동원해 흰 티셔츠에 청바지 입혀서 율동이라니 어린 여직원들은 당연히 해야 하나 보다 생각하고 행사를 기획한 것 같다”면서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길래 이런 저급한 아이디어를 내는거냐”고 항의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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