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부산 중구, 사진으로 만나요
문진우 사진전 ‘중구로의 시간여행’
중앙동, 남포동, 광복동 등 중심으로
7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부산’ 담아
부산 중구의 변화가 사진 속에 담겼다.
문진우 사진전 ‘중구로의 시간여행’에서는 기억 속의 중구를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부산 중구 대청동 부산중구문화원 본관과 복병산작은미술관에서 12일까지 진행된다. 부산중구문화원은 1930년대에 지어진 일본과 서양 절충식 적산가옥인 옛 다테이시 주택에, 복병산작은미술관은 주택 옆 일본식 2층 창고에 만들어졌다.
문 사진가는 “도시의 중심인 원도심 중에서 중앙동, 광복동, 남포동 등을 중심으로 찍은 사진들을 전시한다”고 밝혔다. “보통 사람들이 전원 풍경을 찍을 때 도시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패션이나 헤어스타일, 거리의 노점삼 등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볼 수 있는 사진입니다.”
전시된 사진에서 모시옷을 입고 중절모를 쓴 노인의 모습은 기억 속에 생생하지만, 이제는 보기 드물다. ‘자갈치 아지매’들이 머리에 수건을 쓰고 일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남포동 극장가에 걸린 영화 간판에서는 임권택 감독의 ‘연산일기’(1988), 고 강수연 배우가 출연한 ‘베를린 리포트’(1991) 등이 보인다.
문 사진가가 고등학교 시절인 1975년에 남항의 돛단배를 찍은 사진도 있다. 신용카드 등장을 알리며 은행 외벽에 붙인 ‘현금 휴대는 위험’이라는 광고판, 용두산공원과 미화당백화점을 이어주던 구름다리, 영도다리 아래 점집, 자갈치시장 내 일본식 가옥, 부산 최초의 공립 유치원 건물 모습 등 부산의 ‘사라진 장면’들이 사진으로 기록되고 남겨졌다.
‘중구로의 시간여행’은 도시와 삶을 꾸준히 기록하는 노력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전시이다. 한편 이번 전시는 복병산작은미술관 개관 기념전으로 ‘스트리트 포토’ 릴레이 전시의 시작이기도 하다. 부산스런 미디어의 강성규 대표가 기획한 스트리트 포토 릴레이전은 문진우 사진가를 시작으로 이계영, 윤창수, 김호종, 이동근, 쁘리야 김 작가가 1개월씩 전시를 이어갈 예정이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