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언제나 약자 편에 서서 인권 위해 작동해야”
남경민 부산일보 청소년기자(브니엘여고3)
지난 5월 13일, 부산 금정구 브니엘여자고등학교에서는 특이한 인생 이력을 가진 이들의 특강이 개최됐다. 영화 ‘재심’ 속 주인공인 ‘이준영 역’의 모티브가 된 박준영 변호사와 그가 재심 변호를 맡았던 ‘낙동강변 살인사건’에서 누명으로 21년 동안 수감됐던 장동익 씨가 그 주인공이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1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박 변호사는 자신의 어린 시절 환경부터 현재 재심 전문 변호사가 되기까지 다사다난했던 과정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그는 재심을 맡았던 ‘낙동강변 살인사건’을 통해 수사 진행이나 재판 과정에서의 잘못된 판단이 피해자의 삶을 어떻게 바꿔 놓는지 생생하게 보여줬다.
영화 ‘재심’ 모티브 박준영 변호사 특강
살인 누명 장기 수감 장동익 씨도 함께
‘낙동강변 살인 사건’ 진상 진솔하게 전달
“잘못된 수사·재판, 피해자 삶 완전히 망쳐”
박 변호사는 재심의 과정을 단순히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토대로 소개해 학생들의 탄성과 감동을 자아냈다. 특히 재심을 이끌어내기까지가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재심의 진행 또한 얼마나 험난한 과정인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그는 “재심으로 누명을 벗는 피해자들은 일부에 해당하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억울한 누명으로 고생하고 있다”며 “재심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연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촉법소년 문제와 관련해 “사회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문제는 곧 우리 사회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며 사회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또 법을 공명정대하고 엄격하게 집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동 청소년들의 교화가 주된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동익씨는 자신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21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수감생활을 했던 경험을 진솔하게 말하며 학생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특히 육체적인 고통보다 정신적인 억울함을 제어하기가 어려웠다는 점을 언급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심리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장 씨의 경험담을 통해 학생들은 ‘법은 언제나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의 인권을 위해 작동해야한다’는 법의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이날 박 변호사와 장 씨의 강연을 들은 이 학교 3학년 엄서영 학생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박준영 변호사가 우리 학교에서 강연을 한다는 소식에 많이 기대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알찬 시간이었다”며 “특히 평소 관심을 가졌던 촉법소년 관련 문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