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대동맥판막 협착증 ‘타비’ 시술
조용락 동아대병원 심혈관센터 교수
지난 5월 동아대병원 부산권역심혈관센터 심혈관조영실에서는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앓고 있는 92세 할머니의 망가진 대동맥판막을 대체하기 위해 인공판막을 넣는 시술이 이루어졌다. 환자는 시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숨차는 증상 없이 현재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심장의 좌심실에서 대동맥으로 혈액을 내보낼 때 대문 역할을 하는 대동맥판막의 노화로 인해 판막이 석회화 되면서 굳어지고 좁아져 혈액 이동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으로 진단 받으면 2년 내 사망률이 50%에 달한다. 대동맥 판막 협착증의 증상은 호흡 곤란, 흉통, 실신이 있고, 초기에는 약물 치료로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지만 일단 판막 협착이 진행된 중증의 경우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어 반드시 수술이나 시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가슴을 열고 수술로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치료했지만, 최근에는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고령의 중증 대동맥 판막질환 환자에게 대동맥판막 스텐트 시술을 시행하고 있다.
동아대병원은 지방 대학병원 중에서도 선도적으로 5년 전부터 대동맥판막 스텐트 시술을 시행하였고, 환자 평균 나이가 80세 이상 고령인 고위험 군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성공률 97% 이상 높은 시술 성공률을 기록했다.
대동맥판막 스텐트 시술(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이하 타비시술)은 허벅지의 동맥혈관을 따라 풍선을 심장판막에 도달시킨 후 좁아져 있는 판막 사이에서 풍선을 부풀리고 그물망 형태의 인공판막 스텐트를 넣어 기존의 판막을 대체하는 시술이다.
순환기내과에서 시행되는 심혈관계 중재시술 중 타비시술은 시술 시 대동맥 및 혈관 손상, 떨어져 나온 혈전으로 인한 뇌졸중 합병증 가능성, 심전도계 이상 등의 위험성이 높아 가장 난이도가 높은 시술로 꼽힌다.
지난해까지 타비시술은 건강보험급여가 20% 밖에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이 3000만 원 이상을 부담하고 시술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5월부터는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비용의 95%를 건강보험급여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동아대병원 심혈관센터는 심장내과와 흉부외과는 물론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와의 협진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분석하고 치료 방향을 정확히 결정하기 위한 통합진료를 진행함으로써 타비시술의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환자의 해부학적 특성이나 기존 질환, 전신 상태를 잘 판단해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