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지하철 시위' 경찰 출석 거부…"엘리베이터 없어 차별"
지하철 승하차 시위 등으로 수사를 받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경찰서 내 엘리베이터 등 장애인 시설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경찰 조사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14일 서울 혜화경찰서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엘리베이터 미설치는 명백한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라며 "법을 집행하는 국가기관이 불법을 저지르고 장애인 차별행위자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혜화서는 예산 문제로 엘리베이터가 없다고 한다"며 "지금부터 조사를 거부한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됐을 때 조사받으러 가겠다"고 말했다. 이후 혜화서 경무과장에게 관련 서한을 전달한 박 대표는 "서울 지역에서 혜화·종로·용산·수서·영등포·남대문 등 6개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를 해오고 있다"며 "각 경찰서에서 정당한 편의 제공을 하는지 확인한 후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이날 전장연 측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최소한의 시설과 요건도 마련해놓지 않고 조사받으러 오라고 하는 경찰이 정말 21세기 대한민국의 공공기관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애린 활동가도 "서울 지역 경찰서 대부분이 장애인 화장실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경찰에게 양해를 구하고 장애인 화장실이 있는 건물을 찾아다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이달 4일 전장연의 지하철·도로점거 시위 등과 관련해 단체 관계자 25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