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버전으로 보는 ‘노배우의 이야기’
부두연극단 2인극 ‘백조의 노래’
A팀 박호천과 B팀 이동현 주연
늙은 배우의 연기 열정·회한 표현
연기와 무대 비교 색다른 기회
인생도 연극도 막바지에 이른 어느 노배우의 이야기.
부두연극단은 2인극 ‘백조의 노래’를 공연한다. 이 작품은 안톤 체호프가 쓴 단막극으로, 무대에서 밀려난 한 노배우의 인생과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2017년 배우 박찬영과 박호천이 공연했던 ‘백조의 노래’가 이번에는 두 개 버전으로 돌아온다. 노배우와 젊은 배우가 등장하는 기본 뼈대는 같지만, A팀과 B팀으로 나눠 세부적인 내용에 변화를 줬다.
연극 ‘백조의 노래’는 뒤풀이를 마치고 극장 분장실에 혼자 남은 노배우가 보일러실에 숨어 살던 단역 배우와 만나며 시작된다. 노배우는 후배에게 연기자로서 자신의 삶, 무대에 대한 열정·꿈·회한을 들려준다. 하지만 그는 늙었다는 이유로 햄릿의 무덤지기 역마저 젊은 배우에게 빼앗기는 처지이다.
23일부터 25일까지 공연하는 A팀은 박호천과 김승완이 출연한다. 5년 전 젊은 배우를 연기했던 박호천은 이번에는 ‘노배우’ 역으로 무대에 선다. 박호천은 “이전 역할이 주연을 받쳐주는 것이었다면, 노배우 역은 처음부터 호흡을 길게 끌고 가는 것에 중점을 두고 연습했다”며 “연극 속 인생에 실제 우리의 인생을 반추하며 작품을 감상하면 더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29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B팀 공연은 이동현과 정안지가 연기한다. 주연을 맡은 이동현은 “연기에 있어 노배우의 관점에서 인생을 돌아보는 느낌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B팀의 경우는 한때 ‘주인공을 해본 적이 있는’ 노배우와 젊은 여성 배우가 등장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동현은 “힘없이 늙어가는 것이 아닌, 조금 다른 에너지를 무대에서 보여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백조의 노래’에는 ‘햄릿’ ‘리어왕’ ‘오셀로’ ‘맥베스’ ‘세일즈맨의 죽음’ ‘벚꽃 동산’ 같은 명작 연극의 대사와 장면이 등장한다. 이성규 연출가는 “연극, 극장, 배우의 이면과 정체성을 다루는 ‘메타 드라마’를 통해 작업 정신과 연극의 본질을 다시 한번 성찰하려 한다”고 밝혔다. 공연은 부산 수영구 남천동 액터스소극장에서 진행된다.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5시.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