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서 대놓고 흡연한 중학생들 '적반하장 신고' 논란
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안에서 담배를 피우던 중학생을 꾸짖은 주민이 되레 경찰에 신고당한 사연이 알려졌다.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얘네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서 A 씨는 "(중학생들이) 아파트 단지 내에서 대놓고 담배를 피고 있었다"면서 "이를 본 이웃주민이 뭐라고 (훈계를)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끝까지 연초를 피웠다"고 전했다. 이어 A 씨는 "다른 주민이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영상을 찍으니 한 여학생이 경찰에 모르는 아저씨가 자신의 영상과 사진을 찍고 있다며 신고하더라"면서 "기가 차서 말도 안 나왔다. 요즘 어린애들 대체 왜이럴까요?"라고 덧붙였다. 또 "주민들이 '학교를 말하라'고 하니 학생들이 '무!슨!중!학!교'라며 비아냥거렸다"면서 "훈계하는 내내 짝다리를 짚고 바닥에 침을 뱉었다"고도 덧붙였다.
A 씨는 '경찰을 불렀지만 늦게 도착해 상황을 못봤다'는 취지의 설명과 함께 "(경찰이)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땐 절대 시비붙지 말고 신고 해달라고 하더라"면서 "경찰 말도 안 듣는데 일반사람들 말은 더 안 듣는다고 시비 붙어봤자 성인이 무조건 손해라하더"라고 전했다. 또 "저 아이들은 주민들이 가자마자 또 담배를 물고 옆 동 벤치로 이동해서 피더라"라면서 "어디 학교인지를 몰라 학교에 민원도 못 넣는다. 동네방네 좀 소문나서 학교에도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A 씨가 올린 글과 함께 블랙박스 화면이 다른 커뮤니티와 SNS에도 전해지면서 이들 중학생 무리의 행동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적반하장'이 아니냐는 성토가 쏟아졌다. 또 자신을 북구 주민이라 밝힌 일부 누리꾼은 중학생들의 흡연 장소로 추정되는 아파트 단지를 특정하면서 주변 학교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부산 북부경찰서는 지난 17일 오후 7시 30분께 아파트 단지 안에서 '아저씨가 학생인 자신을 촬영한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사건 당시 현장에는 성인 2∼3명과 중학생 3∼4명이 있었고, 동네 주민인 어른들이 학생들의 담배 피우는 모습을 휴대폰으로 찍으려 했고 여기에 반발한 학생들이 불법 촬영이라면서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주민이 사진을 삭제하자 학생들은 문자로 112신고를 취소했고, 현장에서는 폭행 등 물리적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 이전에도 같은 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이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었다. 다만 이번 사건과 같은 학생인지는 파악되지 않았으며,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학생들이 소지하던 라이터를 버리게 하고 귀가시키는 등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