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진통 끝 원 구성 완료…부산엔 원전·고준위 폐기물 다룰 과방위 ‘0명’
21대 후반기 국회가 54일 만에 정상화된 가운데, 국회의원들의 상임위 배치가 마무리됐다. 다만 원전 문제와 고준위 폐기물을 다루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는 부산 의원들이 한 명도 없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원전 산업 확대 의지를 연일 강하게 드러내면서 폐기물 처리 문제를 공론화해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관련 입법 과정에 지역 여론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야는 22일 본회의를 통해 18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고 진통이 거듭되온 원 구성을 마무리했다. 이날 제출된 여야 상임위원회 및 상설특별위원회 위원 명단에 따르면, 부산에서는 국민의힘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의원이 법제사법위원장, 이헌승(부산진을) 의원이 국방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월드엑스포) 유치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은 바 있는 이 의원은 당초 외교통일위원장을 맡아 정부의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지원 사격에 나설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 의원보다 2살 많은 윤재옥 의원이 외통위원장 자리에 강한 의지를 표출하면서 같은 선수 경우에는 연장자를 우대하는 국회 관례로 인해 국방위원장을 맡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사하갑)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게 됐다. 최 의원은 “가덕신공항의 2029년 개항과 하단-녹산선 조기착공, 제2대티터널의 조기착공 등을 통해 부산 발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의힘 정동만(기장) 의원도 국토위에 배정돼 최 의원과 부산 지역 주요 현안을 챙겨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위에는 부산 최다선인 5선의 국민의힘 서병수(부산진갑), 조경태(사하을)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민주당 전재수(북강서갑), 국민의힘 황보승희(중영도) △정무위원회 민주당 박재호(남을), 국민의힘 김희곤(동래)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백종헌(금정), 김미애(해운대을) △행정안전위원회 국민의힘 장제원(사상), 전봉민(수영) 등 각각 두 명씩 배정됐으며 △외교통일위원회 국민의힘 하태경(해운대갑)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민의힘 안병길(서동)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민의힘 박수영(남갑) △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이주환(연제) 등이다. 겸임 상임위인 운영위원회에는 전봉민 의원이, 여성가족위원회에는 김미애 의원이 배정됐다.
다만 당초 우려대로 부산 지역 핵심 현안인 원전과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저장 관련 문제를 다루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아무도 없었다. 전문성을 요하는 상임위라는 인식이 강해 부산 현역 중 지원자가 없었던 까닭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역에서 원전 안전성에 더해 이제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지만 정작 현안을 이끌고 가야 할 정치권에서 무관심한 상황”이라며 “페기물을 원전 내 저장하는 방안이 일각에서 들려오는 상황에 안타깝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