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쇼 ‘신스틸러’ 소형전기화물차 ‘포트로’
4년 만에 열린 2022 부산국제모터쇼가 열흘간의 행사일정을 마치고 24일 폐막했다. 이번 모터쇼에선 현대 아이오닉6, BMW 뉴2시리즈 등 쟁쟁한 메이저 완성차 메이커 신차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조그만 트럭 한 대가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끌며 모터쇼의 ‘신스틸러’로 떠올랐다. 뜻밖의 주역은 바로 (주)디피코가 만든 소형전기화물차 ‘포트로’다.
포트로는 이른바 ‘골목길 배달·배송’에 특화된 초소형 트럭이다. 지금껏 문앞 배달·배송의 교통수단은 대부분 오토바이와 같은 이륜차 몫이었다. 그나마 1t 트럭이 택배 운송에 이용되는 사륜차의 가장 작은 형태다. 그러나 1t 트럭 이상 교통수단의 경우 주택가의 좁은 골목길을 다니거나, 이동과 정차·물건의 하차를 반복하는 배송 업무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디피코는 이륜차보다는 운전이 편한 사륜차이면서도, 기존 1t 트럭보다는 더 작은 트럭을 만들기로 했다. 그것도 전기차로. 포트로는 그렇게 탄생했다.
골목배송 특화 초소형 전기트럭
‘디피코’ 신차 관람객 눈길 붙잡아
송신근 대표 “영남권 영업 확대”
특히 포트로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운전석과 조수석 문에 ‘슬라이드’ 방식을 적용했다. 좁은 골목에서도 쉽게 문을 열고 승하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루에 200~300번 운전석을 들락날락하는 택배기사의 업무 특성상 승하차가 편하도록 시트 높이도 800mm 정도로 낮췄다. 충전시간은 완속 4시간·급속 40분이며, 1회 충전으로 약 80km의 거리를 달릴 수 있다. 가격은 2000만 원 초반대다.
포트로를 만든 디피코는 1998년도에 창업한 자동차 관련 엔지니어링 회사다. 자동차 엔지니어링이란 자동차 개발이 관련된 설계와 생산기술, 품질, 공장에서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제반 업무를 통칭하는 용어다. 디피코도 처음에는 생산공장을 짓는 업무로 출발했다. 그리고 2018년 포트로 개발에 착수하면서 전기차를 직접 생산 판매하는 회사로 변신했다.
3년간의 개발을 거쳐 탄생한 포트로는 양산 첫해인 2021년 492대를 팔았다.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500대 이상을 계약했고, 그중 300여 대를 이미 출하했다. ‘수십 만대 수출 기록’ 등 기사에 회자되는 메이저 완성차의 성적에 비하면 초라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자동차 생산 경험조차 없는 이름 모를 중소기업의 첫 실적으로선 꽤나 주목 받을 만한 선전이다. 지난해의 경우 실적의 80%를 기업에 팔았다. 올해는 소상공인 구매자가 과반수다. 일반인에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차량의 종류도 다양화한다. 지난해 판매한 포르토(적재중량 250kg)의 경우 초소형 화물차로 분류돼 고속도로 운행은 불가능했다. 이에 적재하중을 350kg까지 늘려 고속도로 운행도 가능하게 한 모델을 생산해 이번 부산국제모터쇼에 첫선을 보였다. 10월에 공식 판매에 들어간다.
디피코의 공장은 강원도 횡성에 있지만 부산과도 인연도 크다. 디피코를 창립한 송신근 대표가 바로 부산기계공고 졸업생이다. 송 대표는 “수년간 피땀흘려 개발한 전기화물차를 고향 부산에서 선보이게 돼 더욱 기쁘다”며 “이번 모터쇼 참가를 계기로 부산을 중심으로 영남권 영업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