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한·아세안 국가정원’ 동부면 산촌간척지에 들어선다
경남 거제시 동부면 오수마을 앞 산촌간척지가 ‘국가정원’으로 탈바꿈한다. 국가정원은 정부가 국비로 조성, 관리하는 대규모 녹지 시설이다. 지역사회의 바람대로 ‘관광객 1000만 시대 개막’의 마중물이 될지 주목된다.
27일 거제시에 따르면 동부면 산촌리 761번지 일원(산촌간척지)이 산림청이 추진하는 ‘한·아세안 국가정원’ 조성 대상지로 확정됐다. 앞서 시는 이곳을 포함해 △동부면 구천리 △거제면 거제식물원(정글돔) 인근 △고현동 독봉산웰빙공원 일대 등 4곳을 후보지로 추천했었다. 산림청은 이용자 편의성·시장성·접근성·개발 여건을 기준으로 현장 실사와 내부 평가를 거쳐 최적지를 선정했다.
후보지 4곳 중 최적지로 확정
순천·울산 잇는 ‘3호 국가정원’
설계 거쳐 2027년 착공 계획
거제시 “남해안 관광 거점 기대”
동부면과 거제면 사이에 자리 잡은 산촌간척지는 농지 확보를 위해 바다와 갯벌을 메워 조성한 땅이다. 1964년 첫 삽을 떴지만 가다 서기를 반복하다 2004년 7월 완공됐다. 총면적 44만 4100㎡로 이 중 24만 1300㎡가 농지다. 나머지는 바닷물과 담수의 수위를 조절하는 유수지다. 갈대밭과 습지로 이뤄진 유수지는 겨울 철새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산림청은 내년 상반기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하고 2024년까지 기본계획을 수립, 2025~2026년 설계를 거쳐 2027년 착공할 계획이다. 추정 사업비는 2000억 원. 계획대로라면 순천만, 울산 태화강을 잇는 3호 국가정원이 탄생한다. 특히 1·2호는 지방자치단체가 조성·운영하다 승격된 데 반해, 거제는 계획부터 조성·운영·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국가가 전담한 최초의 국가정원이 된다.
다만, 규모는 셋 중 가장 작다. 거제시는 간척지를 중심으로 주변 일대 78만㎡를 예정지로 제안했다. 축구장 120개를 합친 크기다. 구체적인 조성 면적은 산림청이 확정한다. 순천만 국가정원은 112만㎡, 태화강은 83만㎡다.
한·아세안 국가정원은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동의장 성명’을 통해 채택된 산림관리 협력 방안 중 하나다. 산림청은 2020년 12월, 국립난대수목원 유치 경쟁에서 밀린 거제에 이를 대체 사업으로 제안했다.
애초 관광객 유치를 위해 국립수목원을 바랐던 거제시는 국가정원이 더 낫다며 반색했다. 난대수목원은 식물자원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학술·보존 기능과 의미가 강한 데 반해, 국가정원은 자연물과 인공물을 함께 배치하고 공원 기능이 추가되는 만큼 대중적 요소가 짙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한·아세안 국가정원을 한옥 문화가 깃든 한국 전통 정원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세안 10개국의 정취를 담은 주제별 정원으로 꾸밀 예정이다. 여기에 해외식물원, 음악분수, 전망 타워 등 전시·관람 시설과 국가별 항노화 자원을 활용한 웰니스 프로그램, 식물자원을 활용한 미용 프로그램을 더한다. 이를 토대로 지난 5월 한국종합기술에 타당성 조사와 기본구상 용역을 의뢰했다. 용역 기간은 8개월로 내년 1월까지다.
거제시는 국가정원이 800만 부울경 주민에 질 높은 산림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폭넓은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교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에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 KTX), 가덕신공항과 연계한 남해안 해양관광벨트를 구축해 침체한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의 기회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박종우 거제시장은 “남해안 관광산업의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