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부실’ 창원 수돗물 유충 사태… 원인 규명도 ‘부실’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결과 발표
차단장치 미설치 등 예방조치 미흡
역세척수 정수공정 재사용 확인도
시설 초고도화·대체 공급안 요구
원수 유입 탓인지 내부 문제인지
정확한 원인 결론 못 지어 ‘논란’
경남 창원시 진해구 석동정수장의 유충 발생 사태(부산일보 7월 11일 자 12면 등 보도)는 정수지 시설의 예방 조치가 미흡한 데다 역세척수의 재사용 등이 유충 확산 가능성을 높여 신속한 초기 대응이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석동정수장에서의 유충 발생이 낙동강 원수 유입에 따른 것인지, 또는 정수장 내부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가능성이 제시됐으나, 정확한 원인에 대해 결론을 짓지 못해 앞으로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석동정수장 유충 규명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는 28일 오후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간 특조위 활동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채택해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석동정수장 유충 발생 사태는 환경부의 ‘수돗물 유충 발생 예방 및 대응 방안’과 관련한 조치가 충분히 이행되지 않아 유충이 유입되고 확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조위는 석동정수장의 급속여과지동 출입구의 이중문 미설치, 정수지 유입·유출구에 대한 유충 차단장치 미설치 등의 예방 조치가 미흡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또 석동정수장의 경우 역세척수 방류시설 부족으로 상당량의 역세척수를 정수 공정에 재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특조위는 정수장 시설의 초고도화에 필요한 국비 지원과 수돗물의 긴급·대체 공급을 위한 칠서·대산·석동정수장을 연결하는 수도 공급망 구축 등을 창원시에 제안했다.
특조위 부위원장인 백도현 창원대 교수는 “위원회가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마련한 권고안을 적극 수용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수돗물을 더욱 철저하게 관리해 달라”고 창원시에 강력하게 요구했다.
반면 특조위에 참여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석동정수장 유충 발생 사태는 내부 요인 보다는 외부 요인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며 “창원시민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낙동강 원수의 수질 개선을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창원시는 석동정수장에서 지난 7일 활성탄여과지와 정수지에서 깔따구로 추정되는 유충 2마리가 발견되자 특조위를 구성해 원인 규명 등에 나섰다.
한국수자원공사·낙동강유역환경청·환경단체 관계자와 대학 교수, 창원시의원 등 모두 10명으로 구성된 특조위는 그동안 석동정수장의 유충 발생 원인을 추적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위원들의 개별 조사 활동과 7차례에 걸친 합동 회의를 가졌다.
이후 생산과정(3곳)과 정수지(1곳), 배수지(13곳), 수용가(20곳) 등 공급계통별 37개 지점을 대상으로 한 모니터링 결과, 최근까지 곳곳에서 유충이 발견됐다. 이 과정에서 식수 오염을 우려하는 주민 민원이 잇따랐다.
이성훈 기자 lee777@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