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부경찰서 건물 전경

환전상을 속여 수천만 원 상당의 엔화를 가로챈 60대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환전상으로부터 2000여만 원 상당의 엔화를 가로챈 뒤 달아난 혐의(절도)로 60대 남성 A 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15일 중구 광복동의 한 은행 앞에서 무허가 환전업자 70대 여성 B 씨를 만나 환전 금액을 계좌로 이체해주겠다고 속여 엔화 200만 엔을 건네받은 뒤 택시를 타고 도주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범행 며칠 전 B 씨에게 전화를 걸어 시중 은행보다 저렴한 수수료로 환전해주겠다고 접근한 뒤 이날 만났다.

A 씨는 범행 당일 B 씨의 의심을 피하고자 현장에 평소 알고 지내던 다방종업원 C 씨와 동행해 자신의 아내라고 소개하고 차량을 갖고 나오기도 했다. 경찰 수사에서 차량은 A 씨 지인의 차량이고, C 씨는 A 씨가 함께 점심을 먹자는 말에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평소 자신이 기업 대표인 것처럼 꾸민 명함을 소지하는 등 재력을 과시하며 다녔다. 하지만 A 씨는 특별한 직업이 없었고, 유사한 수법으로 여러 차례 구속된 전력이 있었다. A 씨는 출소한 지 3개월여 만에 다시 이번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지난달 18일 사상구 괘법동 부산서부사상터미널 인근에서 A 씨를 검거해 구속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A 씨가 타고 달아난 택시의 동선을 파악하는 한편 통신 조회를 통해 위치를 추적했고 인근 숙박업소도 수색했다. 검거 당시 A 씨는 터미널 방면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 씨는 지난달에도 2차례 서울과 부산 일대에서 동일한 수법으로 5300여만 원을 절취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