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징역 6년 '아영이 사건' 가해 간호사·검찰 모두 항소
부산 동래구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신생아를 바닥에 떨어뜨려 의식 불명에 빠지게 한 이른바 ‘아영이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간호사와 검찰이 모두 1심 재판 결과에 불복해 항소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산부인과 신생아실 간호사 A 씨와 검찰은 최근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1심 재판부는 업무상 과실치상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상습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년과 관련 기관·시설의 취업제한 7년을 선고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A 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한 바 있다.
1심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아영이의 상해가 태생적인 문제이거나 출산 과정에서 발생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보다 앞 시간대에 근무한 간호조무사들에 의한 상해일 수 있다고도 변론했다.
1심 재판부는 “당시 상황, 전문의 감정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근무시간에 아이에게 사고가 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신생아실의 간호사로서 신생아를 안전하게 보살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의무를 방기한 부분은 본인의 처지가 힘들고 고달프다는 것으로 정당화되지 않는다”며 피고인 측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또 “CCTV 영상을 보면 신생아들을 거꾸로 들어 올리거나 엉덩방아를 찧게 하고, 바닥에 떨구듯이 내려놓는 등의 모습이 보인다”며 상습학대 혐의도 인정했다. 그러면서 “신생아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피고인의 반인륜적인 행위로 신생아는 지금 기대수명이 현저히 낮아졌다. 신생아들에게 평생의 고통을 안겨줬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A 씨가 2019년 10월부터 12월까지 20여 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14명의 신생아실 아기를 신체적으로 학대했고, 같은 해 10월 20일 오후에는 생후 5일 된 신생아 아영이를 바닥에 떨어뜨려 치료 기일을 알 수 없는 두개골 골절상 등의 상해를 입혔다고 봤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