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학금이 지역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의 디딤돌 되길 바랍니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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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연 보은산업(주) 회장

30년째 부산 중구 중·고생에 장학금
총 780명에 1억 7200만 원 지급
장애인 편견 해소 사회공헌 활동도

양장연 보은산업(주) 회장. 김상훈 기자 양장연 보은산업(주) 회장. 김상훈 기자

“지난달 몸살로 부산 중구 영주동 집 근처 병원에 갔어요. 그런데 간호사가 진료비를 안 받는 겁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간호사 아들 세 명이 제가 준 장학금을 받았다며 감사의 뜻으로 진료비를 대신 냈다고 합니다. 아들 세 명이 장성해서 잘 산다는 말을 들으니 뿌듯했습니다.”

양장연(88) 보은산업(주) 회장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양 회장은 지난달 25일 영주1동 주민센터에서 제30회 양장연장학회 장학금 전달식을 열었다. 양 회장은 “작년부터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익명으로 감사의 편지를 써서 집으로 보내줘 더욱 훈훈하다”며 “장학금이 지역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의 디딤돌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1993년 양장연장학회를 만들어 30년간 학업 성적이 우수하고 품행이 바른 부산 중구 거주 중·고등학생을 매년 각 동으로부터 추천받아 26명씩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양 회장은 사비를 들여 30년간 780명의 학생들에게 총 1억 7200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양 회장은 1993년 7월 호텔에서 열려고 했던 환갑잔치를 취소하고 환갑잔치 비용, 축의금 등 500여만 원을 모아 양장연장학회를 설립했다.

“중학교 시절 고향인 충북 보은에서 매일 왕복 16km를 걸어 다니며 힘들게 공부했어요. 언젠가 사회에 나가면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했죠. 어릴 적 가졌던 생각이 중구 지역의 어려운 가정, 결손 가정, 조손 가정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장학회 설립으로 이어졌습니다.”

양 회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중학생은 1인당 25만 원, 고등학생은 30만 원의 장학금을 줬는데 올해부터는 중·고등학생 모두 1인당 3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지난 30년간 생활비를 절약해서 모은 돈으로 장학금을 마련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출장 등을 갈 때 KTX 특실이 아닌 일반실을 타거나, 비행기 탑승 때도 이코노미석을 이용했다.

그는 40년 넘게 새벽 등산을 해오며 건강을 다져왔다. 건강하게 오래 살아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계속 지원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지난해부터는 등산 대신 영주동 배수지 걷기 운동으로 전환했다.

그는 장애인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17년 동안 무보수 명예직인 (사)장애인먼저실천부산운동본부장을 맡아 오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지역사회지도자 초청 강연회, 장애인먼저실천 순회교육은 물론 다양한 캠프와 캠페인을 마련하고 있다.

“장애인먼저 실천 순회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횟수를 줄였지만, 매년 부산지역 초·중·고 20여 곳을 대상으로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을 합니다. 비대면 교육이나 학교 방문 때 방송을 통해 학생들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도록 도와줍니다.”

장애·비장애 학생 간 또래 관계 형성과 상호 교류를 지원하기 위해 매년 여름 1박 2일로 열었던 ‘너? 나? 아니, 우리! 캠프’는 그가 본부장으로 취임하면서 만든 사업이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로 열지 못했고, 올해는 당일로 열 계획이다.

양 회장은 1967년 부산 동구 초량동에 택시 운수업체인 남북택시(보은산업(주)의 전신)를 설립했다. 1980년대 영도구 남항동으로 옮겨 보은산업(주)을 설립해 운영해오고 있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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