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PK 의원 ‘이준석 지지’ 많은 이유?
‘상향식 공천’ 이점 때문인 듯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 핵심부가 ‘이준석 축출’을 전제로 비상대책위 구성과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속전속결로 밀어붙이지만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에는 이준석 대표를 지지하는 현역 의원이 유달리 많다. 여기에는 복잡한 속내가 숨어 있다.
물론 국민의힘 PK 의원들 중 이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전반적인 당내 기류와 맞지 않기도 하지만 괜히 눈밖에 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부산일보>가 최근 현역 의원을 직접 접촉하거나 평소 정치 성향을 분석한 결과, 전체 33명의 PK 현역 중 최소한 절반 이상이 이 대표에게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에는 이 대표가 직접 임명한 당직자 출신과 중도 성향 의원이 대거 포함돼 있다.
3선인 하태경(부산), 조해진(경남) 의원은 공개적으로 “비대위를 구성하더라도 이 대표의 복귀가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달리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친한 10여 명의 PK 의원은 “이 대표를 빨리 당에서 내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PK 정치인들이 이 대표에게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우선 PK 정치인들은 “이 대표가 복귀해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도가 회복되고, 차기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이 유리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현 국민의힘 당권 주자 중 이 대표 정도의 대중성이 있는 인사가 없다는 얘기다.
실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6~27일 실시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이 대표가 24.3%의 높은 지지로 1위를 차지했고, 안철수(15.7%) 의원과 나경원(13.7%) 전 의원이 그 뒤를 이었다.
친윤계와 차별화된 이 대표의 공천 방식도 무시 못 할 요인이다. 여권 핵심부 일각에선 기존 부울경 현역 의원들을 대거 물갈이하고, 친윤 성향의 신진인사를 PK 총선에 대대적으로 투입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반대로 이 대표는 상향식 공천 옹호론자이다. 그는 모든 공직선거 후보를 ‘경선’을 통해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선으로 후보를 뽑게 되면 아무리 가산점 제도를 도입해도 여성과 청년 등 정치 신인들은 공천을 받기 힘들고 인지도가 높은 현역 의원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진다. 상당수 PK 중진이 이 대표를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이유다.
몇몇 친윤 핵심계 의원의 ‘돌출행동’도 PK 정치권의 이 대표 선호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