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님, 제가 위로 받으려는 게 아니에요"…박순애 손길 뿌리친 학부모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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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학제개편안 관련 학부모단체간담회에서 학부모가 발언 중 눈물을 흘리자 달래고 있다. 연합뉴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학제개편안 관련 학부모단체간담회에서 학부모가 발언 중 눈물을 흘리자 달래고 있다. 연합뉴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초등학교 취학연령 하향 정책과 관련한 간담회를 열고 학부모 단체 대표들을 만난 가운데, 한 단체 대표가 위로하려는 박 총리의 손길을 뿌리치는 장면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박 부총리는 2일 오후 4시께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책임교육 강화를 위한 학부모 간담회'를 열고 학부모 단체 대표들과 만나 입학연령 하향 정책과 관련된 의견을 들었다. 이날 간담회는 박 부총리가 지난달 29일 '만5세 초등입학 추진'을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마련된 공식 의견수렴 자리였다.

간담회에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참교육학부모회) 등 범국민연대 소속을 포함한 학부모 단체 대표 7명이 참석해 취학연령 하향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박 부총리는 "선진국 수준의 우리 초등학교를 활용해서 아이들에게 교육과 돌봄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안전한 성장을 도모하고 부모 부담을 경감시켜 보자는 것이 목표"라며 "(학제개편은) 목표 달성을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지속적인 사회적 논의와 공론화를 거쳐 구체적인 추진 방향을 결정해 나갈 예정"이라며 "열린 자세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적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부모 단체 대표들은 정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박은경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대표는 "이 발표 하나에 당장 사교육계가 (사교육) 선전을 하는데 어떻게 감히 공교육(강화)을 입에 담느냐"며 "정책을 철회하는 것이 맞다. (박 부총리에 대한) 사퇴 운동까지 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성남 참교육을위한 전국 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학폭·왕따 문제 등 학교 현장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데 학제개편 문제를 얹으면 학교가 폭발할 것"이라며 "(학제개편안은) 철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없는세상,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 16개 단체 대표들과 만나 취학연령 하향 학제개편안 관련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없는세상,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 16개 단체 대표들과 만나 취학연령 하향 학제개편안 관련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지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이미 자라고 있는 아이들도 불행하다며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지금 산적해 있는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시면서"라고 말했다. 이내 정 대표는 감정이 격해진 듯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자 옆에 앉아있던 박 부총리는 정 대표의 손을 잡아끌어 위로하려는 듯 손등을 쓰다듬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장관님 제가 위로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에요"라며 박 부총리의 손을 뿌리쳤다. 박 부총리는 간담회를 마친 뒤 정 대표에게 다시 따로 인사를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박 부총리는 "이날 논의는 입법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하면 신속한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 구축된 정책을 추진하도록 하겠다"며 "정책추진 과정에서 학부모, 학생,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정책 실행주체인 교육청과도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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