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거 교체 여당 지도부에 PK 의원은 몇 명?
‘존재감 없다’ 평가 극복할 정치력 시험대
김기현·안철수·김태호 대표 도전 역부족
최고위원도 부진… PK 정치권 분발 절실
국민의힘 소속 부산·울산·경남(PK) 국회의원들이 정치력 시험대에 들어섰다. 이번주부터 연말까지 전개되는 당권 경쟁 과정에서 PK 정치권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경우 더욱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일각에선 ‘PK 현역 물갈이’ 여론이 조기에 비등할 것이란 지적도 많다.
국민의힘은 오는 9일 전국위원회 개최 이후 비상대책위 출범과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 대규모 지도부 교체 작업에 돌입한다. 연말에는 국민의힘 몫 국회 상임위원장도 모두 바뀐다. 평소 중앙무대에서 “존재감이 없다”는 비난을 받아온 국민의힘 PK 정치권 입장에선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찾아온 셈이다. 이번에 당 지도부에 대거 진입하면 추락한 PK 정치권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지만, 그 반대일 경우 치명타를 입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위기’ 쪽에 가깝다. 비대위 구성과 새 지도부 선출과정에서 PK 정치권이 배제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당장 비대위원장 후보군에 부울경 중진들의 이름이 빠져 있고, 별다른 역할이 없는 비대위원에만 일부 PK 인사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새 지도부 선거는 더욱 심각하다. 부산동고 출신인 김기현(울산 남을) 의원이 당대표 선거를 겨냥해 분주히 표밭을 누비고 있지만 PK 정치권의 협조가 잘 안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PK 정치권이 뭉쳐서 도와주지 않으면 김 의원의 당선이 힘들다”고 말한다.
비교적 대중성이 높은 안철수 의원은 부산고를 졸업했지만 지역구(경기 분당갑)도 수도권이고, 평소 PK에 관심을 별로 기울이지 않는다. 다만 안 의원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핵심’인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과 ‘안-장 연대’를 결성할 경우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전망이다.
부울경 정치권에선 차기 대권주자인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에게 당대표 출마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본인은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친윤(친윤석열) 핵심부에서 김 의원에게 요청하면 거부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한다.
지도부 구성원인 최고위원 선거에 나설 PK 정치인도 현재로선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몇몇 PK 중진은 연말로 예정된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에 욕심을 내고 있다. PK 3선 의원 중 하태경 장제원 김태호 윤영석 의원이 아직까지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았다.
정치인 입장에선 집권여당의 지도부 진출이 개인적인 영예인 동시에 PK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PK 정치인들이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거 포함돼야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와 산업은행 부산 이전, 가덕신공항 건설 등 지역 현안 해결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다. PK 정치권이 확실하게 실력을 발휘할 시점이 왔다는 의미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