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이은해, 도피 중 부산도 왔다…친구와 여유롭게 관광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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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절친과 부산 찾아 관광지·찜질방 등 방문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 씨. 연합뉴스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 씨. 연합뉴스

이른바 '계곡살인' 사건으로 기소된 이은해(31) 씨가 검거되기 전 도피 생활을 하면서 절친인 중학교 동창과 3차례 부산 등지를 여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인천지법 형사15단독 오한승 판사 심리로 8일 열린 남성 A(32) 씨 등 도피조력자 2명에 대한 4차 공판에 이 씨의 여성 지인인 B(31) 씨가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B 씨는 법정에서 자신을 "이 씨와 중학교 동창이며 제일 친한 친구 사이"라고 소개하고 "(도피조력자) A 씨도 10대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라고 밝혔다.

이은해와 그의 공범 조현수(30)는 지난해 12월 도주한 이후 올해 4월 검거될 때까지 도피 생활을 했는데, B 씨는 이 기간에 이들과 4차례에 걸쳐 만난 것으로 조사됐다.

B 씨는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둔) 지난해 12월 14일 아침에 이 씨로부터 전화를 받았죠"라는 검사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어 검사가 "이 씨가 살인 사건으로 조사를 받고 도주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게 맞느냐"고 묻자 B 씨는 "네"라며 인정했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도피 기간에 은신처인 경기도 고양시 일산 주변을 벗어나 3차례에 걸쳐 B 씨와 함께 여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B 씨에 따르면 이은해와 조현수는 지난 1월 29일 일산 일대에서 B 씨를 만나 함께 고기를 먹은 뒤 이들의 은신처인 오피스텔에서 잠을 잤다. 당시 또 다른 조력자 A 씨는 B 씨를 인천에서 만나 일산까지 태워준 뒤 술값 등을 계산했다고 한다.

B 씨는 이어 2월 12∼13일 A 씨 몰래 이 씨와 조 씨를 서울 종로와 일대에서 만나 고기를 먹고 호텔에서 함께 숙박했다.

그는 법정에서 "서울 호텔에서 숙박한 뒤 다시 일산으로 가서 해장하자고 해 라면을 먹고 헤어졌다"며 "'현금을 써야 한다'며 이 씨가 결제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그전에 만났을 때 이 씨가 'A 씨와 함께 돈을 벌고 있다'고 해 돈이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씨와 조 씨는 같은 달 19∼21일에도 부산에서 B 씨와 만나 유명 관광지 등지를 여행한 뒤 백화점 내 찜질방을 이용했으며, 검찰이 공개수배(3월 30일)를 한 직후인 4월 2∼3일에는 경기도 양주에 있는 펜션에서 1박 2일로 여행을 했다.

B 씨는 "이 씨가 공개수배된 이후 극단적 선택을 계속 이야기하고 힘들어해서 (펜션에서) 위로해줬다"며 "이 씨가 '일이 너무 커졌으니 원래 계획인 3억 원을 모아 유명 변호사를 선임하는 건 힘들겠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검사가 "매우 높은 신뢰 관계를 유지하는 이 씨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실대로 진술한 것이냐"고 묻자 B 씨는 "네"라고 답했다.

이 씨는 내연남인 조 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께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 모(사망 당시 39세) 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지난 4월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인근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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