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박순애 자진사퇴 "모든 논란의 책임은 저에게"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 34일 만인 8일 전격 사퇴했다.
박 부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 건물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저는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받은 교육의 혜택을 국민께 되돌려 드리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달려왔지만 많이 부족했다"며 "학제개편 등 모든 논란의 책임은 저에게 있으며, 제 불찰"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총리는 "우리 아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기원한다"며 고개를 숙인 뒤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고 그대로 퇴장했다.
박 부총리는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1년 낮추는 정책 추진을 예고했다가 큰 반발을 산 데 이어 외국어고 폐지 방안까지 졸속으로 추진한다는 논란을 일으키면서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윤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출근길 문답에서 '박 부총리 자진사퇴 이야기도 나오고 (대통령) 여론조사 지지율은 하락세다. 인적쇄신과 관련해 어떤 입장이냐'는 물음에 "국민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다시 점검하겠다.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박 부총리는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부터 음주운전과 논문 표절 의혹, '조교 갑질' 의혹 등에 휩싸였다. 특히 그는 2001년 혈중알코올농도 0.251%의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을 했다가 적발된 점으로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과 여권 일각에서는 20년 이상 지난 사안이고, 당시에는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잣대가 지금처럼 엄격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결격사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박 부총리는 자녀 입시컨설팅과 논문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거나 '연구 윤리가 정립되기 이전 사안'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박 부총리에 대한 비판 여론은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 직후부터 폭발했다. 당시 교육부는 업무보고 자료에서 학제 개편을 언급하며 '모든 아이들이 1년 일찍 초등학교로 진입하는 학제개편 방향을 본격 논의·추진'한다고 적었다.
박 부총리는 "2022년 말 대국민 설문조사를 하고 2023년 시안을 만든 뒤 2024년에 확정하면, 2025년 정도 되면 (일부 5세 아동이) 첫 학기에 진학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에 교육계와 학부모들이 일제히 반발했고, 이후 여론을 수습하겠다며 연 간담회들도 '졸속'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