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빌려주고 정류소에 에어커튼… 지자체 슬기로운 폭염 대책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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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마다 취약계층 맞춤 대책
환경미화원에 얼린 생수·쿨토시
행정복지센터서 양심 양산 대여
서큘레이터·온열질환키트 제공
해수욕장 도로엔 쿨링 클린로드

부산 사하구청 소속 살수차가 8일 당리동 한 도로에서 물을 뿌리며 무더위로 달궈진 도로 열기를 식히고 있다(위). 사하구청이 지난달 28일 감천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자활근로자들에게 얼린 생수를 나눠주고 있다. 부산 사하구청 제공 부산 사하구청 소속 살수차가 8일 당리동 한 도로에서 물을 뿌리며 무더위로 달궈진 도로 열기를 식히고 있다(위). 사하구청이 지난달 28일 감천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자활근로자들에게 얼린 생수를 나눠주고 있다. 부산 사하구청 제공

부산지역에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기초지자체들도 폭염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온열 질환 키트는 물론 생수와 양산까지 나눠주는 등 찌는 무더위 속 시민들의 체감 온도를 낮추기 위해 자구책을 총동원하고 있다.

8일 부산지역 16개 구·군에 따르면 각 지자체는 이어지는 폭염에 발맞춰 저소득층, 독거노인 등 무더위 취약계층을 위한 생필품 제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날 기준 부산은 8일 연속 폭염특보가 발효됐고, 열대야는 11일째 이어지고 있다. 낮 최고 기온이 32도를 넘나드는 찜통더위는 다음 주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를 방치했다간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상자가 속출할 수도 있다.


수영구청은 지역 내 경로당 18곳에 생수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달까지 모두 9만 5000병의 생수를 지역 주민에게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또 고령층이 주로 찾는 노인복지관과 시민 발길이 잦은 행정복지센터 등에 냉장고를 새로 설치했다.

사하구청은 최근 ‘아이스 워터 데이’를 열고 환경미화원과 야외에서 근무하는 자활근로자들에게 얼린 생수와 쿨토시를 전달했다. 앞으로 폭염경보에 맞춰 수시로 폭염 대비 물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영도구청은 취약계층 160세대에 공기를 순환시켜 찬 바람을 내는 서큘레이터 설치를 지원하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정구청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온열 질환 키트 500개를 제공한다.

보행자의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도 중요하다. 각 지자체는 수시로 살수차를 운영해 물을 뿌리면서 도로 위 열기를 식히고 있다. 또 자외선 직접 노출을 차단하고 열사병 등을 예방하기 위해 행정복지센터에 ‘양심 양산’을 갖다두기도 했다. 한 사람이 양산 1개를 최대 5일까지 이용할 수 있고 자진 반납하는 형태다. 강서구청, 중구청, 동구청 등이 이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스마트’한 폭염 대책도 돋보인다. 해운대구청은 도심 열섬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해운대해수욕장 이벤트광장~그린나래호텔 500m 도로에 자동으로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추는 ‘쿨링 클린로드’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동구청은 5월부터 산복도로 인근 버스정류소 10곳에 버튼을 누르면 바람이 나와 더위를 식혀 줄 수 있는 에어커튼 11개를 설치해 가동 중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아직 에어커튼이 설치되지 않은 버스정류소에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지난해부터 차량 진입이 힘든 논·밭 지역을 중심으로 드론을 활용해 폭염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드론으로 온열질환자 발생 여부를 감시하고 작업자들에게 휴식을 권유하는 안내방송을 하는 등의 방식이다. 부산시 자연재난과 관계자는 “폭염종합대책을 수립해 적극적으로 시민 안전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며 “해를 거듭할수록 여름이 더워지는 만큼 다양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들을 고안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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