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 보험만 91개… 11억대 챙긴 일가족 보험사기단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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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총 7명 붙잡아 2명 구속
보험설계사로 일한 경험 통해
자녀 명의 월 200만 원 납부
244차례 걸쳐 보험금 부당 편취

부산경찰청 건물 전경 부산경찰청 건물 전경

91개 보장성 보험에 가입한 뒤 사고나 질병을 꾸며내는 방식으로 9년에 걸쳐 11억 8000만 원의 보험금을 뜯어낸 일가족 보험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보험사기를 통해 244차례에 걸쳐 11억 8000만 원의 보험금을 부당 편취한 일가족 7명을 검거하고 그중 2명을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보험 설계사 출신인 A 씨는 입원 일당과 수술비 등 고액의 보험금이 중복 지급되는 보험 상품과 보험금을 쉽게 지급받을 수 있는 상해나 질병의 종류를 잘 알고 있었다. A 씨는 사실혼 관계인 B 씨와 만나 보험 사기를 시작했고, 미성년자인 자녀들의 명의로 매월 200만 원 상당의 보험료를 납부하면서 모두 91개의 보장성 보험에 집중 가입했다.

이들은 2017년 6월 등산을 하다 넘어졌다며 부산 해운대구의 한 병원에 골절, 요통 등의 이유로 21일간 입원해 보험금을 타냈다. 그 다음 달인 2017년 7월에는 같은 이유로 해운대구의 한 한의원에 22일간 입원하며 보험금을 부당 편취했다.

이들은 입원이 비교적 쉬운 중소형 병원을 공략했고, 이런 식으로 다닌 부산과 경남 양산지역의 병원만 37곳에 달했다.

이처럼 이들은 사고 경위가 명확하지 않고 진단이 어려운 질병을 이유로 입원을 요구했다. 보험금이 지급되는 입원 일수만큼 입원했다가 퇴원한 뒤, 다시 입원하는 방법으로 보험금을 뽑아냈다.

이들은 또 보험 가입 과정에서 ‘계약 전 알림의무사항’ 등을 허위로 작성했고, 병원 입원치료 중에 추가로 보험에 가입하기도 했다.

부산경찰청은 “보험사기는 보험회사의 재정을 악화시키고 선량한 다수의 보험가입자에게 손해를 가하는 범죄”라며 “보험사기에 대한 관심과 신고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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