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맨홀 실종 남매 중 누나도 숨진 채 발견
수도권 지역에 집중 호우가 내린 지난 8일 밤 서초구 서초동 맨홀에 빠져 실종됐던 50대 여성이 사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12일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27분 반포 수난구조대가 서울 동작구 동작역 인근 반포천에서 실종자를 발견했다.
숨진 여성은 폭우가 쏟아진 당시 서초동 한 도로의 맨홀 안으로 40대 남동생 A 씨와 함께 휩쓸려 들어갔다. 사고 당시 하수관 수압이 차오르면서 맨홀 덮개가 튀어 올랐고, 이들 남매는 물과 함께 맨홀 안으로 빨려들어 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맨홀 뚜껑은 잠금 기능이 있는 특수 기종이었음에도 시간당 100㎜ 이상의 비가 내리자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지난 10일 오후 3시 20분 사고 발생 지점으로부터 약 1.5km 거리에 떨어진 서초동의 한 버스정류장 부근 맨홀에서 발견됐다. 동작구조대는 A 씨가 맨홀에 빠져 실종된 인물인 것을 확인하고 인근 병원에 이송했다. 실종자가 발견된 맨홀은 가로 5m, 세로 2.5m 크기의 우수배수관(고인 빗물 등을 배수하는 관)과 연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맨홀에 빠져 실종됐던 50대가 추가로 발견됨에 따라 이번 집중호우로 숨진 사망자 수는 전날 오후 11시보다 1명 늘었고 실종자는 1명 줄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8일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이번 집중호우로 13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하수도 맨홀 뚜껑 열림 사고가 잇따르자 그에 따른 조치로 내부에 그물이나 철 구조물 등 '맨홀 추락 방지 시설'을 시범 설치한다고 이날 밝혔다.
시는 올 하반기부터 저지대 등 침수 취약지역, 하수도 역류 구간에 우선 도입한 뒤 설치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설치는 자치구에서 담당하고, 시는 재난관리기금 등 필요한 사업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시는 시범 설치로 효과를 검증한 뒤 본격적인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