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교장·교사·학부모·마을까지 “다행복학교, 축소 아닌 확대해야”
하윤수 신임 교육감 취임 이후 부산형 혁신학교인 ‘다행복학교’ 정책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부산지역 교사·학부모·마을공동체가 다행복학교 확대를 촉구하고 나섰다.
다행복학교 교장·교사와 부산다행복교육학부모네트워크, 부산마을교육공동체 민간협의체 등 30여 명은 16일 오전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행복학교를 발전적으로 계승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다행복학교에 대한 합리적 평가와 발전 방안 마련 △다행복학교 지원 조직 유지와 담당 인력 확보 △다행복학교에 대한 지원을 모든 학교로 확대 △다행복학교의 부산형 미래학교 모델화 △학부모회와 마을교육공동체가 참여하는 지역사회 교육생태계 조성 지원 등 5가지 사안을 시교육청에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다행복학교는 전체 구성원의 참여와 숙의를 거쳐 의견을 모으는 민주적인 협의 문화가 살아있는 학교”라며 “변화하는 시대에 맞춘 다행복학교는 70년 한국 교육의 결실이자 미래 밑그림”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체로 다행복학교가 경제·사회·문화의 취약지역에 분포해 있어 학생들 기초학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입학 이후 학력 향상 정도가 일반 학교보다 훨씬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다행복학교가 아이들 학력에 소홀하다는 오해는 반드시 거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행복학교가 인사와 예산 특혜를 받는다는 시선에 대해선 “일반 연구학교에 비해서도 크지 않고 학교 전체 교육활동에 투입되는 예산이라 특혜라 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며 “다행복학교에 초빙 지원을 하는 교사는 승진·전보 가산점 없이 새로운 교육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싶은 교육적 열망을 가진 이들”이라고 일축했다.
2015년 시작된 부산형 혁신학교인 다행복학교는 현재 부산지역 65개 유·초·중·고교에서 운영 중이다. 하 교육감은 다행복학교에만 지원되는 인력과 예산이 다른 일반 학교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지난 지방선거 때부터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다행복학교 신규 지정은 하지 않고 재지정(5년차)과 재재지정(9년차)은 심사를 통해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65곳 중 내년에 재지정 대상은 9곳, 재재지정 대상은 5곳이다.
부산다행복교육 학부모네트워크 정미하 대표는 “다행복학교는 직접 선거로 학부모회장을 뽑을 정도로 학부모 자치가 활성화돼 있고 학교 문턱이 낮다”며 “학생들도 일방적인 배움이 아니라 체험적 활동이 많은 데다 학업량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반송중 주강원 교장은 “초창기 다행복학교가 교사들 자발적 의지로 이끌어왔고, 그동안 구성원 만족도도 높다고 자부한다”며 “이제는 시교육청 차원에서 정책적 지원을 통해 가능한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