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도시 재정비 ‘해운대 그린시티’ 포함,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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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지방 거점 신도시 제외로 논란
‘지방 소외’ 없게 마스터 플랜 짜야

정부의 1기 신도시 재정비 연구용역 대상에 포함된 ‘해운대 그린시티' 전경. 정종회 기자 jjh@ 정부의 1기 신도시 재정비 연구용역 대상에 포함된 ‘해운대 그린시티' 전경. 정종회 기자 jjh@

부산 최초의 계획도시인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 그린시티(옛 해운대신시가지)’가 윤석열 정부의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위한 연구용역 대상에 포함됐다고 한다. 정부는 준공 뒤 30년이 지나 노후화된 1기 신도시에 대해 종합적인 도시 재정비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해운대 그린시티가 재정비 용역에 포함되면서 향후 새로운 도시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1기 신도시 용역 대상에는 지방 거점 신도시 가운데 해운대 그린시티, 광주 상무지구, 대구 수성, 대전 둔산, 인천 연수 등이 포함됐다. 해운대 그린시티 주민뿐만 아니라 부산시나 여러 지방 도시를 위해서도 잘된 일로 보고 환영한다.


해운대 그린시티는 1996년 5월 첫 입주를 시작한 뒤 인구 10만 명의 신도시로 성장했다. 교육 및 교통 환경이 뛰어난 주거단지이자 전국 신도시의 성공 모델로 꼽힌다. 하지만 준공 20년이 넘는 아파트가 374개 동(약 2만 9000세대)으로 전체 주택의 90% 이상을 차지하면서 노후화되어 재정비 여론이 높아진 게 사실이다. 홍순헌 전 해운대구청장 역시 구 주도로 아파트 리모델링을 적극 지원하기로 방침을 세웠었다. 최근 리모델링 움직임이 다소 주춤해졌지만 재정비 용역 결과에 따라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은 결과적으로는 잘됐지만 지방의 입장에서 볼 때 과정상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당초 추진되던 ‘1기 신도시 재정비 특별법’ 대상에는 경기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만 포함됐다. 해운대 그린시티 등 5개의 지방 거점 신도시들은 1989년 1기 신도시 주택 200만호 건설계획을 통해 수도권 신도시와 똑같이 정부 주도로 조성됐지만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 같은 시기에 조성되었으면 같이 노후화 문제를 겪을 것은 뻔한 이치다. 지방의 국회의원들이 강력 반발하고 하태경 의원 등이 ‘지방거점 신도시 소외금지 특별법’을 발의하자 국토교통부가 마지못해 연구용역에 지방거점 신도시도 포함키로 한 것으로 보여 뒷맛이 씁쓸하다.

지방 거점 신도시를 이번 연구용역에 포함하는 것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 당연한 결정이다. 최근 2020년 1인당 평균 총급여액 조사에 따르면 상위 10개 시·군·구는 모두 수도권이었다. 반면에 하위 10개 시·군·구는 부산 중구와 사상구를 포함해 지방 일색이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자체별 격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방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의 과감한 행·재정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해운대 그린시티 재정비는 좌동 주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해운대구와 화명·정관 등 향후 타 부산 시내 신도시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크다. 다시는 ‘지방 소외’라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가 재정비 마스터 플랜을 제대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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