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1호 ‘배리어 프리’ 분양 아파트, 에코델타시티에 탄생
강서자이 에코델타시티
계단 대신 경사로·수도꼭지 점자
BF 예비인증 우수등급 획득
e편한세상·대우건설도 준비
일대 무장애 주거 단지로 각광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 부산 첫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 인증 아파트가 들어선다. 에코델타시티 내 민간참여 공공분양 아파트들이 잇달아 BF 인증을 추진하면서, 환경과 첨단 기술을 콘셉트로 조성되는 에코델타시티가 무장애 주거단지로도 거듭날 전망이다.
부산도시공사는 에코델타시티 20블록 ‘강서자이 에코델타시티’가 BF 예비인증 ‘우수등급’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BF 인증은 고령자와 장애인, 임산부, 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이용하는 데에 불편함이 없는 시설을 정부기관이 평가해 인증하는 제도이다. 예비인증을 받은 뒤 1년 이내 본인증을 신청할 수 있으며, 최우수·우수·일반 등급으로 나뉜다.
에코델타시티 20블록 이외에 19블록 ‘e편한세상 에코델타센터포인트’도 BF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며,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18블록에도 BF 인증을 위한 시설을 도입할 예정이다.
‘강서자이 에코델타시티’는 부산에서 분양되는 아파트 중 처음으로 BF 인증을 받은 공동주택이다. 지난달 30호실 규모의 연산5행복주택이 BF 인증을 받았으나 우체국 등 공공청사가 들어선 건물의 임대 주택에 적용된 것이어서, 분양 아파트 단지가 BF 인증을 받은 것은 ‘강서자이 에코델타시티’가 첫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부산도시공사는 에코델타시티 20블록 ‘강서자이 에코델타시티’의 공동 시행사로, 기획 단계부터 주민 누구나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주동 출입구와 부대복리시설 입구 등 단차가 있는 곳에 계단 대신 경사로를 설치했다. 또 아파트 곳곳에 핸드레일을 설치해 이동 편리성을 높였다. 지하주차장 장애인주차면에서 주동출입구까지 휠체어 통로 바닥 도색을 다르게 해 오토바이 등의 불법주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계획했다. 도서관 등 부대복리시설에는 대피 방송을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피난 유도등을 설치하고, 수도꼭지에도 점자를 배치했다. 이번에 탄생한 ‘부산 1호 BF 인증 아파트’가 지역 내 다른 민간 사업장에도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인다. 정부는 2015년부터 국가나 지자체가 신축하는 공공건물이나 공중이용시설은 BF 인증을 받도록 했다. 하지만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그동안 부산에서 BF 인증을 받은 아파트는 없었다.
지난해 3월 기준 부산의 BF 인정 시설물은 예비인증(198곳)을 포함해 모두 296곳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13번째를 기록해 최하위 수준(부산일보 2021년 4월 20일 자 보도)이었다. 공동주택의 경우 서울 126곳, 인천 39곳, 경기도 30곳이 BF 인증을 받았지만, 부산은 올해 인증 받은 두 곳이 전부다.
이 때문에 부산의 주거 환경이 2030부산월드엑스포 등 세계적인 행사를 유치하려는 도시의 위상에 걸맞지 않다는 비판이 높았다. 특히 내년 세계 장애인 대회 유치를 앞두고 장애인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의 기본 권리를 보장하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도시공사 김용학 사장은 “부산월드엑스포 등 각종 국제 행사 유치를 위해 부산의 위상을 높일 도시 환경 구축이 필요하다”며 “부산형 무장애 시설이 확산되도록 모범적인 공공주택 보급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