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법원, 우리 당 폭주 제동…당 지도부 파국 책임져야"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26일 법원이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이준석 전 대표가 낸 가처분 신청을 사실상 받아들이고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집행을 정지시킨 데 대해 "법원이 우리 당의 폭주에 제동을 걸었다"고 평가했다.
하 의원은 이날 가처분 결정이 나온 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파국만은 막아야 한다는 안팎의 호소를 무시하고 정치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걷어찬 결과, 법원에 의해 당의 잘못이 심판받은 것"이라며 "현 위기 상황에 대한 정치적 해법을 거부한 당 지도부는 이 파국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하 의원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당시 이 전 대표를 '강제 해임'하는 당헌 개정안을 부결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이 전 대표의 복귀 길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 의원은 "최근 한 달여 간 당이 진행시킨 일들이 정당민주주의에 위반된다는 법원의 지적이 매섭다"면서 "국민의힘이 반민주정당으로 낙인찍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라도 민주적인 정당으로 재탄생하는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공정과 상식을 내걸고 탄생한 정권에서 그 여당이 공정과 상식을 철저히 말살하는 짓을 저지른 것을 어떻게 용서받을 수 있겠나. 너무 슬프고 괴로운 날"이라고 했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재판장 황정수)는 26일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가처분신청 사건에서 본안 판결 확정 시까지 주 위원장 직무집행을 정지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민의힘이 비대위를 설치한 것과 관련해 당헌에 규정된 "비상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으며 "주 위원장이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당 대표를 뽑을 경우, 이 전 대표는 당원권 정지 기간이 끝나더라도 당 대표로 복귀할 수 없게 돼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