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들인 ‘국내 최대’ 수영장, 개장 두 달 만에 ‘무기한 휴장’
올 6월 개장 정관아쿠아드림파크
28일 새벽 수영장 배관 누수 발생
건축물 하자 이용객 민원도 잦아
재개장까지 상당 기간 소요 전망
전 군수 퇴임 전 무리한 개장 의혹
안전 위한 시설 점검 필수 주장도
부산 기장군청이 올 6월 개장한 정관아쿠아드림파크가 개장 2개월 만에 긴급 보수공사를 이유로 무기한 휴장에 들어갔다. 기장군청은 5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 정관아쿠아드림파크를 ‘국내 최대 규모 실내 수영장’ ‘국내 최고의 체육시설’이라고 홍보해왔다. 하지만 개장 이후 천장 누수나 에어컨 고장 등 시설 곳곳에서 하자가 잇따라 발견되자 무리하게 개장을 서둘렀다는 비판이 인다.
부산 기장군청은 지난 28일부터 정관읍 정관아쿠아드림파크(이하 정관파크) 긴급 보수공사를 위해 임시 휴장 조치했다고 29일 밝혔다. 보름간의 임시 개관 기간을 거쳐 올 6월 16일 정식 개장한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정관파크 측은 지난 28일 오전 5시 지하 1층 기계실 바닥의 침수를 확인하고 직원 20여 명이 양수기 등을 동원해 약 6시간에 걸쳐 배수 작업을 진행했다. 기장군청은 침수가 전날인 27일 오후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고 피해 규모와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침수 사고는 지상 1층 아동용 수영장 배관에서 발생한 누수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배관에서 누수가 발생해 아래층에 있던 지하 기계실로 물이 흘러 들어갔다는 것이다. 5개 레인 규모의 아동용 수영장에는 120t 정도의 물이 사용되는데, 이번 누수로 절반가량이 빠져나간 상태다.
기장군청 관계자는 “자세한 원인은 조사해 봐야 알겠지만 아동용 수영장 배수관을 통해서 물이 빠져나온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현재 수영장 배수관을 막아 더 이상 물이 빠지지 않도록 조치한 상태”라고 밝혔다.
기장군청은 정확한 침수 원인을 파악하고 시설 전반에 대한 점검을 완료한 후에 정관파크를 재개장한다는 방침이다. 개보수 이후에도 안전 진단과 시범 운영 등을 거쳐야 해 재개장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관파크 측은 기장군민 4080명 등 총 4222명의 회원에 대해 9월 강습료 등에 대해 전액 환불 조치를 할 계획이다.
정종복 기장군수는 “군민들의 안전과 시설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철저히 원인을 파악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관파크는 개장 이후 두 달간 누수 등 건축물 하자에 따른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2층 헬스장 한쪽 벽면에 실금이 가거나 헬스장과 여자 탈의실 천장에서 누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헬스장에 에어컨이 고장 나 회원들이 찜통 속에서 운동하기도 했다.
정관파크는 기장군이 정관읍 정관신도시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군비 524억 원을 투입해 만든 실내 체육시설이다. 국내 최대인 27개 레인(50m 3개 레인·25m 19개 레인·아동풀 5개 레인) 규모의 실내 수영장과, 실내체육시설, 물빛광장, 옥외키즈풀 등으로 구성됐다.
본격 개장 두 달 만에 무기한 휴관 사태가 빚어지자 기장군청이 오규석 전 기장군수 임기 만료를 앞두고 무리하게 시설 개장을 서둘렀을 수도 있다는 비판이 불거진다. 앞서 정관파크는 통합운영관리시스템 등을 계약 전에 납품부터 먼저 받은 사실이 기장군 감사에서 적발됐다. 기장군청에 따르면 정관파크는 통합관리시스템을 올 4월 25일 납품받았지만, 계약서 작성은 이후인 올 5월 3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장군청은 해당 직원에 대해 경징계 처분할 것을 기장군도시관리공단에 통보했다.
기장군의회 맹승자 의원은 “오 전 군수의 퇴임 전에 개장하기 위해 대규모 공사를 1년 6개월 정도의 짧은 공기로 무리하게 추진한 것으로 의심된다”면서 “개장 이후에도 누수 등의 민원이 끊이지 않던 찰나에 이런 사태가 발생했는데, 군민 안전과 안정적인 시설 운영을 위해 전체적인 시설 점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