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기억하시죠?" 조카 행세하며 노인들 현금 가로챈 60대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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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부산일보DB 경찰. 부산일보DB

한 60대 남성이 시골에서 혼자 사는 노인들을 속인 후 현금을 가로채 경찰에 붙잡혔다.

29일 전남 무안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60대 남성 A 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7일까지 무안 일대에서 홀로 사는 80~90대 노인 3명에게 총 9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고령의 노인에게 자신이 조카라고 속이며 친근하게 다가간 뒤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지난달 28일 전남 무안군에 홀로 사는 할머니 B(92) 씨의 집에 찾아가 "저 기억하시죠? 조카가 이번에 면사무소 발령받아서 고향 내려왔어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오랜만에 본 낯선 얼굴에 잠시 갸우뚱하던 B 씨는 A 씨가 자신을 조카라고 소개하자 고향을 떠난 먼 친척 중 한 명인 줄 알고 반갑게 맞이했다.

A 씨는 당연히 집안 어른에게 인사부터 해야 한다며 B 씨를 대했다. 그는 "이삿짐센터 차량이 곧 올 건데 현금을 미처 못 찾았다. 인부에게 줄 돈을 빌려주시면 금방 돌려드리겠다"며 B 씨에게 수십 만 원을 요구했다.

공무원인 조카가 은행에 가기 여의치 않아 하는 부탁이라고 여긴 B 씨는 쌈짓돈 60만 원을 A 씨에게 건넸다. 이후 가족들과 다시 인사 오겠다던 A 씨는 그 뒤로 종적을 감췄다.

경찰은 비슷한 범죄가 연달아 발생하자 지역 내 CCTV 등을 토대로 수사를 시작해 A 씨를 긴급체포했다. 조사 결과 A 씨는 실제 연고가 없는 마을을 다니며 노인들을 상대로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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