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정상 개최 부산국제영화제, 새 섹션 ‘지석’ 등 첫 선
‘지석상’ 후보작 따로 모아 신설
한국 상업영화 프리미어 섹션도
3년 만에 정상 개최를 추진하는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신설 섹션으로 ‘지석’과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를 처음 선보인다.
BIFF는 아시아영화 감독의 신작과 화제작을 소개하는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 중 10편을 선정해 2017년부터 ‘지석상’을 수여해 왔다. 올해부터는 지석상 후보작 작품을 한데 모아 별도의 섹션 ‘지석’을 마련해 운영한다.
이 섹션은 앞으로 ‘뉴 커런츠’와 더불어 BIFF를 대표하는 경쟁부문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BIFF 측은 “아시아영화의 성장과 지원에 헌신해온 고(故)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의 정신과 뜻을 이어받아 지석상 후보작으로 선정된 작품들에 보다 주목도를 높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영화에서 한국영화까지 대상을 확대해 3편 이상을 만든 감독의 신작들 중 엄선해 최우수작 2편에 지석상을 수여할 예정으로, 각각 1만 달러의 상금을 전달한다.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지셕 섹션에서는 총 8편의 작품을 초청한다.
먼저 우즈베키스탄의 역사와 사회에 대한 논평으로서의 영화를 지속적으로 제작해 온 욜킨 투이치에브 감독이 ‘변모’를 선보인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 급변한 우즈베키스탄의 정치 상황이 한 개인의 삶에 미친 영향에 대해 논한다. 안슐 차우한 감독의 ‘디셈버’는 딸의 죽음으로 붕괴된 가족이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로, 구원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알리 가비탄 감독의 ‘라이프&라이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선생님이 수업에 불참한 학생의 집을 찾아 나서는 내용을 담았다. 코로나19가 휩쓴 황량한 세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드라마다.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바람의 향기’ 속 인물들은 장애를 지닌 사람이거나 장애물에 걸려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누군가를 돕는 장면만으로 잊을 수 없는 풍경을 만들어내는 작품이다.
프리스비 코나누르 감독의 ‘열일곱’은 작은 소동이 점차 사회·계급적으로 맥락화 하는 과정을 치밀하게 쌓아 보여준다. M.L. 뿐드헤바놉 데와쿤 감독의 ‘6명의 등장인물’은 루이지 피란델로의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을 각색한 작품이다. 영화 촬영 현장에 난데없이 6명의 불청객이 찾아오고, 감독이 그들의 비밀스러운 이야기에 매료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난스 나라얀 마하데반 감독의 ‘스토리텔러’는 불면증에 시달리는 한 재력가가 스토리텔러를 고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스토리가 흥미를 더한다. 이광국 감독의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은 동해로 여행 간 두 친구가 겪게 되는 새로운 만남과 관계에 관한 재기 발랄한 영화다.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는 미개봉 상업영화를 엄선해 처음으로 상영하는 섹션이다. 한국 대중·상업 영화를 관객에게 널리 알리고자 신설했다.
첫 해 선정작 역시 주목할 만하다. 방우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20세기 소녀’는 1999년 어느 소녀, 소년들의 싱그러운 사랑과 21세기에 다시 들려온 그 사랑의 소식에 관한 영화다. 배우 김유정을 비롯해 변우석, 박정우, 노윤서가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등장한다. 20세기의 청춘에게는 향수를, 21세기의 청춘에게는 설렘을 안겨주는 작품이다.
정지영 감독의 ‘소년들’은 지역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에 대한 재수사에 나선 수사반장의 이야기다. 배우 설경구,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이 열연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5일부터 14일까지 열흘 동안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