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협치’ 앞세우며 분위기 훈훈
종부세 등 쟁점 두고는 신경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를 예방해 대화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대표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이 31일 국회에서 만났다. 중앙대 법대 선후배라는 인연에다, 상견례 자리의 성격상 ‘민생 협치’를 앞세우며 주로 덕담이 오고갔다. 하지만 쟁점 이슈를 두고는 신경전도 후끈했다.

　권 원내대표는 먼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으로 승리한 것으로 안다”며 “여야 공통공약이 많기 때문에 하루빨리 이를 입법화하기 위한 양당의 노력이 가속해야 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 대표도 “여든 야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리인이라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다”며 “여야 간 공통공약추진기구 등을 만들어서 국민에게 한 약속을 내실 있게 추진하자”고 화답했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가 종합부동산세 완화 법안 협의를 염두에 두고 “이 대표가 2주택자 종부세를 완화하겠다고 대선 후보 시절 공약했는데, 그 부분에 관심을 두고 들여다봐 줬으면 한다”고 당부하면서, 분위기가 다소 얼어붙었다. 이 대표는 “종부세 문제에 대해서는 가급적 협력적 입장을 가지라고 당에 얘기는 했다”면서도 “그렇다고 과도한 욕심은 내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번에 보니 서민들의 영구임대주택 예산을 5조 6500억 원 삭감했다는데 그렇게 하면 그분들이 갈 데가 없다”며 “소상공인 골목상권에 큰 도움이 되는 지역화폐 예산도 전액 삭감했더라”며 정부 예산안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이 대표는 “먼저 얘기를 하시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자 권 원내대표는 “(영구임대주택 예산은)국회 심의과정에서 야당이 문제를 제기하면 노력해 보겠다”면서도 “민주당의 철학과 우리의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일어난 문제다. 이 점에 대해서는 앞으로 정부를 불러서 서로 노력을 하겠다”고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여야 대표가 신경전을 벌인 종부세 완화 법안 협의는 실제 이날까지 진척을 보이지 않으면서, 마지노선으로 꼽히던 1일 본회의 처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야 간사를 맡은 국민의힘 류성걸·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이날 오후까지 종합부동산세법 및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처리 방향을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오전 10시로 잠정 예정됐던 국회 기재위원회 전체 회의도 열리지 않았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