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회장, 윤 대통령 앞에서 “신속한 부산 이전” 확약(종합)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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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부산항 신항서 비상경제회의
강석훈 산은 회장 직접 가리키며
“부산 발전 위해 조속한 이전” 지시
꽉 막혔던 ‘산은 부산행’ 돌파구
엑스포·북항 등 지원 재차 약속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부산항 신항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을 방문해 항만물류시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부산항 신항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을 방문해 항만물류시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부산항 신항을 찾아 대선 공약인 ‘산업은행의 조속한 부산 이전’을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의 면전에서 공개적으로 지시했다. 이에 강 회장은 “최대한 신속히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부산세계박람회와 가덕신공항, 북항 재개발 지원도 다시 한번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남 창원시 부산항 신항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에서 주재한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부산이 세계적인 해양도시, 세계적인 무역도시, 또 배후에 첨단 기술산업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금융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래서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조속하게 추진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 같은 발언을 하면서 “특히 이 자리에 산업은행 회장도 참석하셨다”며 강석훈 산은 회장을 직접 가리켰다.


윤 대통령은 "산업은행은 부울경 지역으로 이전해 해양도시화, 물류도시화, 첨단 과학산업 도시화의 길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국 금융기관 진출이나 외국 투자 유치를 위해선 산업은행이 금융지원 허브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뜻을 풀이된다.

이에 강석훈 산은 회장은 “이해관계를 잘 조정하고 산업은행의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조해 최대한 신속하게 이전을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산은 이전 공약 이행을 수 차례 언급했는데 산은 노조의 반발과 국회에서의 법 개정 문제 등으로 답보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이날 수출 경쟁력 강화와 해외 건설 수주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 자리에서 이 같은 주문을 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강 회장은 이르면 2일 지금까지의 산은 이전 작업 진행 상황과 앞으로의 추진 계획 등을 윤 대통령에게 상세하게 보고할 예정이다. 꽉 막혔던 산은 이전 작업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이전과는 다른 여러 가지 긍정적인 신호들이 있기 때문에 산은이 그런 부분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산은 이전’ 문제가 부산의 지역발전뿐만 아니라 최근 우리나라의 무역 위기를 극복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뚜렷한 인식을 갖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책금융기관의 충분한 자금 지원을 통해 기업들이 기술 혁신과 시장 개척에 도전적으로 나서고, 또 부가가치가 높은 투자 개발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외교적 역량을 집중하고 가덕신공항, 북항 재개발 등 주요 현안들이 조속히 추진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어려움을 겪는 수출기업의 안정적인 유동성 공급을 위해 무역금융 공급 규모를 역대 최대 수준인 350조 원까지 확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대중 수출 위축, 높은 에너지 가격, 반도체 수출 감소 등 3대 리스크에 집중 대응하겠다"며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소관 부처는 현장 수출 기업들의 어려움을 꼼꼼히 살펴서 개선하라"고 당부했다. 이날 비상경제민생회의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원희룡 국토교통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함께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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