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출신 김재희 “부산 밴드와 협업…지역 색 살린 록 페스티벌 시작합니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밴드들과 협업 공연을 준비했어요. 새로운 록 정신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밴드 부활 출신 가수 김재희(51)가 오는 3일 부산진구 서면 KT&G 상상마당 무대에 선다. 하늘로 먼저 떠난 부활 전 멤버 형 김재기를 그린 ‘제1회 김재기 락페스티벌’의 시작을 부산으로 정해서다.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재희는 “부산은 형이 가수의 꿈을 키운 곳”이라며 “음악의 뿌리라고 생각해 공연을 먼저 열게 됐다”고 말했다.
김재희는 1993년부터 이듬해까지 부활의 4대 보컬로 활동했다. 그의 형인 고 김재기는 부활 3대 보컬이었다. 대표곡으로는 ‘사랑할수록’이 있다. 김재희는 “재기 형이 고등학생 때 본인 인생을 찾겠다며 부산에 간 적이 있다”며 “그때 부산에서 음악 영감을 많이 얻고 가수의 꿈을 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형의 발자취가 묻어 있으면서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따뜻한 부산을 첫 공연 장소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음악을 할 땐 재기 형을 더 떠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억지로 떼어내지 않으려고요. 재기 형을 그리는 록 페스티벌을 열어 록 정신을 다시 새기면서 제 음악도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김재희는 이번 공연을 부산에서 활동하는 밴드와 함께 준비했다. 그는 “재기 형도 그렇고 저도 지역 문화를 사랑한다”며 “서울 중심의 중앙 방송에 진출해야만 주목받고 계속 활동할 수 있는 우리나라 음악계의 현실을 깨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재희는 “록 정신의 기본은 기존의 것을 타파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데 있다”면서 “이번 공연이 부산 밴드 색을 잘 살려 널리 알릴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미국은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는 팀이 인기를 얻을 수도 있어요. 한국의 음악성 있는 지역 아티스트들도 충분히 조명받았으면 좋겠어요.”
김재희는 음악을 자신의 ‘숙명’이라고 했다. 휴식기에 찾은 히말라야에서 음악과 삶에 깊은 깨달음을 얻고 다시 음악 할 힘을 얻었단다. 그는 “해발 3000미터에서 꿋꿋하게 핀 꽃을 봤다”며 “어떤 존재든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제 정체성을 찾았어요. 그 꽃이 고산에 있을 때 진가를 드러내듯 저는 음악 곁에 있어야 한다는 걸 다시 깨달았어요. 그래서 이번 공연을 더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가수 김태원 씨가 준 곡도 선보일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웃음)”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김종호 기자 kimj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