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실명’ 부르는 당뇨망막병증, 예방·조기 발견이 중요
[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이안과
서구화된 식습관, 비만, 영양 불균형, 불규칙적인 생활 등으로 최근 20-30대에서도 당뇨병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당뇨병은 우리나라 30대 이상 7명 중 1명꼴로 앓고 있는 흔한 질병이다. 미세혈관계에 병변을 일으키는 대사성 질환으로, 전신 조직에 광범위한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으로 인한 3대 주요 미세혈관합병증으로는 당뇨망막병증, 당뇨병성 신경병증, 당뇨병성 신증이 있다. 이중 당뇨막망병증은 망막의 미세혈관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선진국에서 20세 이상 성인에게 찾아오는 가장 흔한 실명의 원인이 되고 있다.
망막은 사진기의 필름에 해당하는 구조로, 안구의 안쪽을 덮고 있는 투명한 신경조직이다. 당뇨망막병증은 신생혈관의 유무에 따라 크게 증식성과 비증식성으로 나뉜다.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은 신생혈관이 생기기 이전 상태로, 경도, 중등도, 중증의 단계로 나뉘는데 혈당 조절, 약물치료, 레이저 치료 등을 통해 병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은 혈액 순환이 불량한 곳에 신생혈관이 생기면서 유리체출혈, 견인망막박리 등을 유발해 심각한 시력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30세 이후에 진단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유병기간 15년이 지나면 78%가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을 가지며, 16%는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한다.
이안과 김소희 원장은 “초기 당뇨망막병증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시력저하, 비문증, 광시증, 시야 흐림, 변시증 등의 증상이 발생했다면 이미 당뇨망막병증이 많이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따라서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는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은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하며 특히 20~30대의 젊은 당뇨환자들은 당뇨병 진단 시 합병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진단 즉시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당뇨망막병증은 안저검사, 형광안저혈관조영, 빛간섭단층촬영 등의 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안저검사에서 미세혈관류, 망막출혈 등의 변화가 관찰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안과검진이 필요하다.
당뇨망막병증이 진행되면 유리체출혈, 견인망막박리,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유리체출혈, 견인망막박리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며 수술 시기를 놓치는 경우에는 회복할 수 없는 심각한 시력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 당뇨 황반부종은 유리체강 내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주사, 유리체강 내 스테로이드 주사, 국소레이저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당뇨병의 유병기간과 당뇨망막병증의 유병률 및 진행 정도는 비례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많은 연구에서 밝혔 듯이 혈당을 엄격하게 조절하면 당뇨망막병증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
김 원장은 “당뇨병 초기에 엄격한 혈당관리와 함께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받고, 당뇨망막병증의 진행을 가속시키는 음주와 흡연을 줄이는 등의 생활 습관 개선 노력을 지속한다면 당뇨망막병증을 예방하고 그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