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영화 미래 엿본다… BIFF '뉴 커런츠' 선정작 10편 공개
신인 감독 등용문으로 자리매김
한국영화·인도영화 각 2편 포함
다음 달 5일 개막하는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아시아영화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뉴 커런츠’ 부문 선정작 10편을 공개했다.
뉴 커런츠는 BIFF의 대표적인 경쟁 부문으로, 지난 26년 동안 아시아의 보석 같은 작품을 발굴해 내며 신인 감독 등용문으로 주목 받았다. 올해도 다양한 지역을 아우르는 신인 감독 10명의 작품이 관객을 찾는다.
먼저 일본 감독 구보타 나오의 ‘천야일야’(2022)가 선정작에 이름을 올렸다. 누군가를 잃었거나 잃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독창적인 방식으로 시간의 비밀을 알려준다.
사소한 거짓말이 빌미가 되어 엄청난 폭력 앞에 노출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나데르 사에이바르 감독의 ‘노 엔드’(2022)는 처음과 끝이 절묘하게 맞물리는 연출로 이란 영화의 저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치밀하게 구성된 플롯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연쇄살인의 현장과 배후를 그리는 말레이시아 출신 샘 쿠아 감독의 ‘침묵의 장소’(2022)는 대담하고 섬세한 연출이 감탄을 자아내는 수작이다.
인도영화는 두 편이 선정됐다. 자이샨카르 아리아르 감독의 데뷔작 ‘그 여자 쉬밤마’(2022)는 가진 것도, 배운 것도 없는 가난한 중년 여성의 고군분투를 끈질기게 추적하는 영화다. 크고 작은 교전과 테러가 빈번한 카슈미르 지역을 배경으로, 한 여성의 고난과 고뇌를 그린 아미르 바쉬르 감독의 ‘그 겨울’(2022)도 선정작에 포함됐다.
다수의 단편영화 수상작으로 입지를 다져온 허슈밍 감독의 ‘아줌마’(2022)도 올해 뉴 커런츠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싱가포르의 국민배우 홍휘팡을 필두로 국내 배우 여진구, 정동환, 강형석 등이 출연한다.
태국의 시나리오 작가 출신 티파니 루스완 감독은 섬세한 감각이 돋보이는 자전적 영화 ‘다시 찾은 블루’(2022)의 연출을 맡아 감독으로 영역 확장에 나선다. 영화기자 출신인 베트남의 마르쿠스 부 마인 끄엉 감독도 삶과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아름다운 영상에 담아낸 영화 ‘메멘토 모리: 어스’(2022)를 통해 감독으로서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영화 두 편, 이정홍 감독의 ‘괴인’(2022)과 임오정 감독의 ‘지옥만세’(2022)도 관객과 만난다. ‘괴인’은 목수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한 남자와 그의 주변 인물들, 그리고 그들을 호기심에 빠뜨리는 미스터리를 중심으로 신기한 리듬과 짙은 잔상을 남긴다. 자신들을 괴롭힌 악인에게 복수하기 위해 길을 나선 두 소녀의 모험을 담은 ‘지옥만세’(2022)는 발칙한 기획력과 상상력을 풀어내 기대를 모은다.
선정된 작품은 뉴 커런츠상, 피프레시상, NETPAC상, KB 뉴 커런츠 관객상 등의 후보에 오른다. 뉴 커런츠를 통해 소개된 감독과 작품은 그동안 세계 무대에서도 화제를 일으키며 아시아영화의 약진을 보여줬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음 달 5일부터 14일까지 열흘 동안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