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시티 아파트 ‘신고가’ 왜?(종합)
두산제니스 56평형 20억 5500만 원 매매
전국적 집값 하락 속 최고가 거래 ‘눈길’
업계 “층수·뷰 따라 가격 차이 매우 큰 편”
전국적으로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 속에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의 한 아파트 중에 ‘신고가’를 찍은 곳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만, 신고가는 맞지만 신고가라고 해석하기는 좀 어렵다는 설명도 있어 주목된다.
4일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17일 해운대 마린시티 두산위브더제니스 56평형이 20억 5500만 원에 매매 거래됐다. 이 아파트의 같은 평수는 지난해 1월 18억 2000만 원에 거래된 적이 있어 이번이 최고가 거래다. 매도·매수인 간 직거래가 아닌 중개사무소를 통한 중개거래여서 가격을 크게 낮추거나 올린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 56평형은 지난해 상반기 2건의 매매거래가 체결된 적 있지만 하반기에는 한 건도 없었다. 그러다 올해 8월에 매매계약이 한 건 체결된 것이다.
두산위브더제니스 아파트는 매매가격이 비싸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 이 아파트 평수는 매우 다양한데, 44평형은 지난해 4월 신고가가 체결된 후 거래가 없었고 45평형, 47평형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49평형은 올해 3건이 거래됐고 그중 4월 거래가 최고가였다. 다른 평형대도 거래가 많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마지막 주 주간 아파트 가격은 부산이 0.15% 하락했다. 물론 부동산 가격 하락은 부산만의 문제는 아니고 전국적인 현상이다. 전국 17개 광역시·도가 일제히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금리인상이 잇따르고 매매가격이 추가하락할지 모른다는 전망으로 인해 가격 약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특히 해운대구는 하락폭이 0.23%에 이르러 부산의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현재 분위기상 신고가 아파트가 나오기는 힘든 상황이다.
다만 부동산업계에서는 이번 거래가 표면적으로는 신고가가 맞지만, 이 아파트는 층수와 뷰(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가격차이가 크게 난다고 밝혔다. 같은 평수라도 층이나 뷰에 따라 수억 원씩 차이가 나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다.
이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이번에 거래된 아파트는 해운대비치 쪽의 뷰라서 인기가 좋은 곳”이라며 “56평형의 신고가는 맞지만 이번 거래도 급매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마린시티의 두산위브제니스나 아이파크 등은 일반 아파트 단지의 가격 형성과는 좀 다른 특성이 있다”며 “이번 거래도 56평형 17억 원대의 급매물이 있었는데 매수자가 20억 원대를 매수한 것은 뷰나 층수가 더 좋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8월 2일엔 마린시티의 트럼프월드마린 79평형이 25억 2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8월에 거래된 같은 평수 27억 원보다 좀 하락한 가격이다. 거래방식은 직거래였다.
현재 부산의 아파트 거래는 매우 침체돼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상 8월 아파트 거래는 649건(계약체결 후 해제된 곳 제외)이었다. 지난해 8월에 4161건이 거래된 데 비해 급감한 것이다. 가격 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반드시 이사를 가야 하거나 새 아파트에 입주해야 하는 사람이 집을 팔지 못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김덕준 기자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