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권력 교체기 ‘부울경 패싱’?… 양쪽에 PK 인사 안 보여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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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적 책임은 도전 부진’ 해석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규모 권력교체기를 맞아 여야 정치권에 새로운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다. 현 집권세력은 대구·경북(TK)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호남 구애’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부산·울산·경남(PK)은 여야의 관심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그야말로 부울경은 ‘고립무원’의 상황이다.

최근 대통령실 개편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 출범으로 현 집권세력이 사실상 ‘2기 체제’에 돌입하고, 민주당이 친명(친이재명)계 위주의 당직개편을 단행되면서 여야의 주류세력이 대거 교체됐다. 하지만 여야 권력 핵심부의 그 어디에도 PK 출신은 보이지 않는다.

현 집권세력의 3대 핵심부인 ‘당(국민의힘)·정(정부)·대(대통령실)’의 실질적인 주도세력은 TK다. 국민의힘에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유력한 주호영 의원을 포함, 사무총장(김석기) 원내수석부대표(송언석) 원내대변인(박형수·양금희)은 TK 국회의원이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경제부총리(추경호)도 TK 국회의원이고, 윤 대통령과 가까운 법조인 중에도 TK 출신이 많다.

권력 핵심부와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도 넓은 의미의 TK 출신이다. 정국 주도권을 TK가 쥐고 있는 셈이다.

현 정부 출범 초기에는 ‘원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의원과 대통령실 내 PK 인맥들의 영향력이 상당했지만 지금은 거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대신 비윤(비윤석열)계 정치인은 전국에서 부울경이 가장 많다.

민주당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민주당 지도부에 PK 출신은 단 1명도 없다. 5일 발표된 지명직 최고위원은 박구용 전남대 교수가 차지했다. 이재명 대표가 임명한 고위·중간 당직에도 PK 출신은 1명도 없고 호남 출신들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여야 정치권에 광범위하게 형성된 ‘부울경 패싱’의 1차적 책임은 PK 정치권에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PK 정치권에는 13명의 3선 이상 중진들이 있지만 ‘한직’으로 통하는 국회부의장이나 상임위원장 자리만 노릴 뿐 당대표나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정치인은 없다. 민주당에도 7명의 PK 의원이 있지만 정권 교체 이후 ‘자리보전’에만 급급한 실정이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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