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업력 대도택시 폐업 절차 돌입에 노동자들 고용 요구 집회
부산의 한 법인택시 회사가 코로나19 이후 적자를 이유로 폐업을 선언하자 회사 소속 일부 택시기사들이 폐업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수십 년간 열심히 일해왔지만 회사로부터 일방적 폐업 통보만 돌아왔다면서 부산시가 폐업 신고를 반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택시산별노동조합 대도택시분회는 21일 오전 8시께 부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부산시가 대도택시의 폐업 신고를 반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열린 집회에는 회사 측의 폐업에 반대하는 노조원 등 1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회사에서 20년 넘게 근무해 왔지만 회사가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으로 폐업을 통보했다면서 회사 측에 노동자 고용유지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부산 사상구에 있는 대도택시는 60여 년간 택시운수업을 해 온 업체로 지난달 29일 폐업 안내 공고를 냈다. 업체 측은 코로나19 이후 경영난이 지속돼 회사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라면서 오는 30일까지만 운영한다고 밝혔다. 업체 측에 따르면 대도택시는 2020년과 지난해 11억 원 상당의 적자를 봤다. 대도택시가 보유한 택시면허 118대 중 54대는 이미 사용하지 않는 ‘휴지’ 상태로 현재는 60여 대만 운용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업체 측이 아직 충분한 재정 능력이 있음에도 노동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폐업을 선택하려 하고 있다면서 고용 유지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택시산별노조 대도택시분회 김덕율 위원장은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기사 중 대다수가 20년 이상 근무한 노동자들이지만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게 생겼다”면서 “다른 업체에서도 택시 기사들을 받아주지 않는 상황이라 생존을 위해 집회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에서는 택시 기사들의 재취업을 위한 취업박람회를 실시하는 등 고용 유지 방안을 시행하고 있지만 부산시는 이러한 조치도 없다”면서 “오는 30일까지 폐업신고 반려를 촉구하는 출근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