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이용자 86% 계정 공유…구독료 인상시 국내OTT 더 타격
넷플릭스·웨이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자의 86%는 계정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구독료를 10% 인상하면 이용자의 38%가 다른 OTT로 옮길 의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1일 낸 ‘OTT 서비스 변화와 이용 전망 분석’ 보고서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에는 서비스 구독료 가격 인상과 계정 공유 금지, 광고 시청 요금제 등 최근 OTT 시장의 새로운 전략 변화에 대한 이용자 반응이 포함됐다. 이번 조사는 전국 15세~59세 OTT 이용자 3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온라인에서 이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OTT 이용자의 86.3%는 유료 구독 계정을 가족이나 타인과 공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계정을 타인과 공유하는 경우는 52%다. 콘진원은 보고서에서 넷플릭스에서 타인 간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을 시행하면 많은 이용자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1020 세대 이용자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타인과 계정을 공유하고 구독료를 나눠 내는 경우가 대다수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용자 10명 중 4명은 OTT 이용의 가장 불편한 점으로 ‘구독료 부담’을 꼽았다. OTT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면 광고를 시청하겠다는 이용자는 55%를 기록했다. 또 이용 중인 OTT 구독료가 10% 인상될 경우 다른 OTT로 이동하겠다는 응답은 38%에 달했다. 구독료 인상에도 이용을 지속하겠다는 응답은 51%을 기록했다.
충성도는 해외 OTT가 국내 OTT에 비해 높았다. 넷플릭스·유튜브 등 글로벌 OTT 이용자의 과반은 가격이 인상됐을 때에도 계속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웨이브·티빙 등 국내 OTT 이용자들은 ‘다른 OTT로 환승하겠다’는 응답이 더 많게 나타났다.
OTT 선택에서는 ‘콘텐츠’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이용자의 39.8%는 주로 이용하는 OTT를 다른 OTT로 옮기거나 추가 구독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유로는 해당 플랫폼에 ‘보고 싶은 특정 콘텐츠가 있기 때문’(52.8%)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OTT를 선택하는 이유도 ‘볼만한 특정 콘텐츠’가 41%로 가장 높았다.
콘진원은 보고서에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국내 OTT들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좋은 콘텐츠가 적시에 끊임없이 유통될 수 있어야 한다”며 “새로운 이용자 유입을 위해서는 저가형 광고 요금제, 고가형 고품질 콘텐츠 요금제 등 서비스에 따른 가격 차별화로 구독료를 세분화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막대한 자본이 투자되는 글로벌 OTT와 국내 OTT가 경쟁하려면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국내 OTT가 계속해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제작 지원과 제도개선 등 직·간접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