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조정대상지역 해제 후 분양시장 ‘옥석 가리기’ 심해진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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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V·중도금·청약 자격 등
규제 완화 효과 분양시장 들썩
‘양정자이더샵SKVIEW’
주말 동안 2만 3000명 몰려
광안2구역·에코델타시티 등
대규모 분양 앞두고 기대감
대출 규제 등 수요 한계 여전
소규모 단지는 어려워질 듯

23일 부산 연제구 자이갤러리 1층에 개관한 ‘양정자이더샵SKVIEW’ 견본 주택에 첫 주말 동안 2만 3000여 명이 방문했다. GS건설 제공 23일 부산 연제구 자이갤러리 1층에 개관한 ‘양정자이더샵SKVIEW’ 견본 주택에 첫 주말 동안 2만 3000여 명이 방문했다. GS건설 제공

정부가 이달 21일 부산 전역의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하면서, 분양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조정대상지역 해제 후 첫 분양 단지의 견본주택에는 방문객이 대거 몰렸다. 청약 자격과 대출 조건이 완화되면서, 높아진 시장의 관심이 반영된 것. 하지만 조정대상지역 해제 수혜가 인기 지역 대규모 단지에 몰리면서, 분양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견본주택에 구름인파 청약시장 후끈

이달 23일 문을 연 ‘양정자이더샵SKVIEW’의 견본주택에는 주말 동안 2만 3000명이나 몰렸다.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한 ‘강서자이 에코델타시티’의 견본주택을 개관한 첫 주말 방문객(2만 2000명)을 넘는 기록이다.

분양 관계자는 “공급 공고를 다음 주로 미루면서 분양가 등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며 “조정대상지역 해제 영향을 실감한다”고 전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양정자이더샵SKVIEW의 청약 경쟁률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양정자이더샵SKVIEW는 1군 건설사 3곳이 공동 참여한 2276세대의 대규모 단지이다.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하락하는 시기에 브랜드와 규모를 앞세운 단지의 흥행 성적에 관심이 쏠렸다. 특히 조정대상지역 해제 직후 분양을 진행하면서, 규제 완화가 청약 경쟁률에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양정자이더샵SKVIEW의 청약 성적은 이후 예정된 다른 분양 단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9월 이후 부산의 분양 예정인 단지는 1만 3000여 세대 규모이다. 광안2구역 SK뷰(1237세대)와 엄궁3구역의 사상구 포스코더샵(1305세대), 우암1구역의 효성해링턴플레이스(2205세대) 등 1000세대가 넘는 대단지가 쏟아질 예정이다.

에코델타시티에도 대규모 분양이 예고돼 있다. 10월 공공분양 푸르지오 센터파크(583세대)와 민간분양 푸르지오 린(709세대), 11월 에코델타중흥S클래스(1028세대), 12월 에코델타1차디에트르(1464세대)와 에코델타2차디에트르(976세대)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청약통장 6개월 이상 가입이면 1순위

조정대상지역 해제 이후 대출과 청약 자격 요건이 완화되면서, 청약 시장에 관심이 뜨겁다. 대출은 9억 원 이하 주택의 LTV(주택담보인정비율)가 50%에서 70%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아파트 청약 중도금 대출(60%)의 폭이 늘어날 여지가 생긴다. 중도금 대출 보증도 세대당 2건으로 늘어난다. 청약 자격 조건도 달라진다. 청약 1순위에 다주택자나 세대원도 청약이 가능하다.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24개월 이상이던 1순위 자격이 6개월 이상으로도 완화된다. 민영주택의 경우 가점제 적용 비율(85㎡ 이하 75%, 85㎡ 초과 30%)이 낮아져 추첨으로 당첨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직접적인 청약 규제 완화는 아니지만 세금 완화도 청약 시장에는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되면, 취득세는 2주택까지 기본 세율이 적용되고, 양도세는 2년만 보유하면 비과세가 가능해진다.

다만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되어도 분양권 전매 제한은 유지된다. 정부는 2020년 5월 광역시 주택의 전매제한 기한을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로 강화했다. 이에 따라 부산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지만 분양권 전매 제한은 계속 적용 받는다.

■청약 열기, 뜨거운 곳만 계속

올해 상반기 부산의 평균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42.18 대 1을 기록했다. 전국 시·도 중 세종시(49.61 대 1)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높은 청약 경쟁률은 에코델타시티 공공분양 인기 영향이 컸다.

에코델타시티의 공공분양 단지인 강서자이에코델타(114.87 대 1)는 상반기 부산지역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분양한 e편한세상 에코델타 센터포인트도 80 대 1을 기록하며 많은 청약자가 몰렸다.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에코델타시티 분양 단지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되면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고분양가심사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건설사 등 공급자는 분양가 통제를 덜 받는다. 공공택지에 조성되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에코델타시티 단지는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거주 선호지역의 대규모 단지도 조정대상지역 해제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분양가심사를 거쳐 책정된 분양가 상한액을 고수한다면,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 심리가 형성될 수 있다.

하지만 수익성을 높이려 분양가를 높게 재조정할 경우 시장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집값 고점 인식, 높은 금리 등으로 부동산 시장의 하락세가 완연한 것이 주된 이유이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조정대상지역 해제 후 분양가를 조정하는 단지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대출 규제 등으로 시장 수요는 한계가 있다”며 “결국 미분양이 증가하고 매수 심리는 더욱 꺾이는 악순환이 발생하면서 비인기 지역 소규모 단지의 분양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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