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부산 맛집의 아름다운 동행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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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독자여론부장

초록우산과 기획 ‘부산 맛집의 나눔’
참여 맛집들 저소득 아동 돕기 앞장

7년 전 시리즈 참여 맛집들도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 참여

국내 계층 간 소득격차 점점 확대
사회적 불평등 해소에 민간이 기여

“나눔은 아이들을 빛나게 하고, 세상을 빛나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와 공동기획한 시리즈 ‘부산 맛집의 나눔’ 인터뷰를 위해 지난달 만났던 박문수 해운대오막집 대표의 나눔 철학이다. 박 대표는 2015년부터 부산지역 저소득 가정 아동 인재양성을 위한 ‘초록우산 아이리더 사업’을 후원하고 있다. 아이리더 사업의 취지는 아이들이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게 돕는 것이다.


박 대표와 결연을 한 학생들은 대학교 간호학과에 진학하며 학업을 이어가게 됐다. 이 학생들이 박 대표에게 보내온 메시지가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한 학생은 “고민 없이 공부하고, 즐겁게 놀 수 있는 것은 후원자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도움을 잊지 않고 받은 것보다 더 많이 베풀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다른 학생은 “후원자님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면 서울 생활을 포기했을 것 같다.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얼마 전 박 대표는 이 학생들을 자신의 가게로 초대해 밥도 먹고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이 학생들이 훗날 잘 성장해 자신의 꿈을 이루고, 사회에 도움을 주는 존재가 된다면 이보다 빛나는 나눔이 있을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부산일보〉는 코로나19 팬데믹의 힘든 상황 속에서도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는 부산 유명 맛집 대표를 소개하는 시리즈를 지난달부터 보도하고 있다.

이번 기획 시리즈 인터뷰에 참여한 금수복국 유상용 회장과 유성현 대표도 올해부터 초록우산 아이리더 사업을 후원하고 있다. 유상용 회장은 “계층이동 사다리가 점점 줄어드는 현실에서 아이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겨내서 학업에 충실하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유 회장의 결의에 찬 다짐을 들으니 마음이 훈훈해졌다.

유 회장의 말처럼 국내 계층 간 소득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2020년 귀속 근로소득 1000분위’ 자료를 분석한 결과 근로소득자 상위 0.1%(1만 9495명)의 1인당 연평균 급여소득은 8억 3339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위 소득자의 연평균 소득 2895만 원의 28.8배에 달한다. 1년 전인 2019년 기준 27.2배에서 격차는 더욱 확대됐다. 2019년 당시 상위 0.1%의 1인당 연평균 근로소득은 7억 6763만 원으로 1년 새 6576만 원(8.6%) 늘었지만, 중위 소득자의 연평균 근로소득은 2824만 원으로 71만 원(2.5%) 느는 데 그쳤다. 반면 하위 20%의 경우 2019년 622만 원에서 2020년 614만 원으로 오히려 소득이 줄었다.

이처럼 계층 간 소득격차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 해소에 부산지역 맛집들이 민간 차원에서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부산 남구에서 수제 마카롱을 제조·납품하는 스타트업 기업 ‘더블스윗’ 이상문·김성원 공동대표는 MZ세대 나눔문화의 본보기가 될 만하다. 30대 초반인 이들은 초록우산 아이리더 사업과 보호아동 결연 후원 사업을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으며, 14곳의 보육원을 방문해 마카롱 세트를 제공했다. 기업 이름처럼 ‘더블스윗’한 사람들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의 이번 맛집 동행 취재는 7년 만이다. 2015년 ‘부산 맛기업의 사회 환원’ 시리즈 공동기획으로 맛집의 사회공헌 활동을 취재한 적이 있다. 7년 전 시리즈에 참여했던 맛기업들은 지금도 활발하게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고봉민김밥인 한석균·고봉민 대표는 2016년부터 초등학생들의 인성 함양과 리더십 향상을 위한 ‘비해피 리더십 캠프’를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ESG기후환경 캠페인, 교육지원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7년 전 (주)더착한어묵 대표로 소개됐던 원영종합건설(주) 서갑병 대표는 어린이재단 인재양성 사업을 위해 매달 8명의 아이를 정기 후원하고 있다.

고래사어묵 김형광 대표는 조만간 어린이재단이 론칭하는 소셜비지니스지원센터 ‘마켓그리니’에도 입점해 선한 소비 활동을 통해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김시영 하나돈까스(모기업은 (주)파나) 대표는 어린이재단 결연 후원은 물론 후원자·아동 만남의 날 행사 등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부산 유명 맛집들은 빼어난 음식은 물론 나눔의 은은한 향기를 전하고 있다. 부산 맛집들은 7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과의 나눔에 앞장서고 있다. 그 아름다운 동행에 박수를 보낸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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