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측, 가품 확인하고도 영업정지까지 두 달 넘게 걸려
“기프트샵 이용고객의 추가 피해 확인 필요”
강원랜드 “4월 7일 이후 제품 판매 안돼”…“‘5월까지 해당업체 영업’ 보도 사실 아냐”

가품으로 판정된 생로랑 모노그램 케이트 클러치. 구자근 국회의원실 제공

강원랜드측의 관리 부실로 강원랜드 기프트샵에서 가짜 명품을 판매해 논란이 되고 있다. 강원랜드측은 짝퉁제품을 확인하고도 해당 업체측에 뒤늦게 영업중지 통보를 했고 실제 상품 및 진열장 철수에는 두 달 가까이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업체는 2021년 8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영업을 한 것으로 확인이 되어 추가적인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지난해 기프트샵 입찰 당시에도 평가위원들에게 “특정업체를 잘봐달라”는 청탁을 한 강원랜드 직원이 면직처분되는 등 강원랜드의 총체적인 부실도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강원랜드가 국정감사를 위해 국민의힘 구자근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27일 구자근 의원실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현재 기프트샵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 8월부터 A사와의 계약을 통해 구찌(GUCCI), 프라다(PRADA), 버버리(BURBERRY), 생로랑(SAINT LAURENT), 발렌티노(VALENTINO) 등 제품을 판매해 왔다. 현재 해당 수입병행업체는 백화점과 온라인쇼핑몰, TV홈쇼핑 등에 다수 입점해 있다.

대한명품감정원의 감정소견서. 구자근 국회의원실 제공

그런데 강원랜드는올해 2월 24일, 자체적으로 해당 업체의 병행수입 제품에 대한 진·가품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생로랑(SAINT LAURENT) 제품 1개 품목(생로랑 모노그램 케이트 클러치)이 가품 판정을 받았다.

대한명품감정원은 지난 3월 8일, 해당 클러치 제품에 대한 소견서를 통해 ‘전체적인 디테일, 내부 각인 숫자, 브랜드 각인, 구성품이 정품과 상이’하다고 밝혔다.

강원랜드는 해당 클러치 제품이 이미 지난 3월 8일에 대한명품감정원을 통해 가품으로 판정 받았음에도 3월 28일 또다시 한국명품감정원을 통해 재감정을 실시했고 재차 가품으로 판정을 받았다.

더욱이 강원랜드는 2개 감정원을 통해 해당 가품제품을 확인하고도 지난 4월 7일에서야 기프트샵에 영업중지 계약업체 통보를 했고, 실제 A코리아측에서 상품 및 진열장을 철수한 것은 5월 24일이었다. 3월 8일 최초 가품판정을 파악했음에도 실제 제품판매가 철수하기까지 두 달이 넘게 걸린 것이다.

강원랜드측은 “해당 판매업체의 반발로 인해 가품에 대한 재확인을 실시했으며, 해당 매장을 이용한 고객들에게는 필요한 경우 명품감정을 위한 비용을 지급하겠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2021년 7월 기프트샵 브랜드 상품 공급 계약 당시 강원랜드 직원이 내부 평가위원 6명을 만나 다른 입점업체를 로비하며 “잘 봐달라”고 부정청탁한 사실이 밝혀져 면직된 것으로 확인됐다.

구자근 의원은 “공공기관인 강원랜드의 관리부실로 인해 명품매장에서 가품이 판매되어 이미지가 실추되었고, 또한 제품 확인에서부터 업체 퇴출까지 두 달 넘게 걸려 소비자들의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며 “브랜드샵 입점 과정에서 강원랜드 직원의 부정청탁이 발견되어 면직처리 되는 등 총체적인 부실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측은 설명자료를 내고 “당사는 입점업체의 가품 유통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불시에 진·가품 감정을 실시하는 시스템을 갖췄다(계약특수조건 제7조)으며, 이에 매장 내 진열된 상품에 대한 불시 진·가품 검사 결과 가품 1점이 발견됐다”며 “현재 가품으로 판명된 제품은 고객에게 판매된 제품이 아닌 전시 제품이다. 따라서 일부 보도에 의한 가품이 판매 되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강원랜드 측은 또 ‘가품을 확인하고도 영업 정지까지 두 달이 걸린데 따른 고객 피해 확산 우려’ 제기에 대해 진·가품 여부를 명확히 하기 위한 2차 감정 의뢰를 진행했다고 소개하고, “이는 계약해지 및 손해발생에 대한 소송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대 사안임을 감안해 법률자문을 진행하는 한편 고객 환불 등 행정절차를 함께 검토했으며, 검토 결과에 따라 4월 7일 입점업체에 해당사실 통보 및 영업중지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4월 7일 이후 제품 판매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현재 일부 언론에서 5월까지 해당업체가 영업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2021년 7월 기프트샵 부정청탁에 대해서는 “해당 건은 강원랜드 내부 공익신고 시스템에 따라 부정청탁을 받은 직원 일부가 공익 제보 신고해 적발된 건으로, 부정청탁자는 면직 처리했다”며 “해당 건은 상기 위탁업체의 가품 판매 건과는 별개의 건”이라고 덧붙였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