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종료아동 돕기, 부산 경찰·금융기관도 팔 걷었다 [세상에 홀로 선 보호종료아동]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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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경찰서·부산신용보증재단
금융교육 지원프로그램 공동 진행
일대일 맞춤형 멘토링 활동 계획
지역 민관서 지원 손길 이어져

지난 5일 김승모(왼쪽) 부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과 문봉균 부산 남부경찰서장이 보호종료아동과 보호대상아동을 위한 금융교육 지원 업무협약을 맺었다. 부산 남부경찰서 제공 지난 5일 김승모(왼쪽) 부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과 문봉균 부산 남부경찰서장이 보호종료아동과 보호대상아동을 위한 금융교육 지원 업무협약을 맺었다. 부산 남부경찰서 제공

속보=시설 밖으로 나온 보호종료아동이 경제적인 문제와 외로움 등으로 자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부산일보 9월 15일 자 1면 등 보도)이 전해진 이후 민관에서 이들을 돕기 위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 경찰도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금융교육 지원에 나서는 등 지역 사회에서 보호종료아동 돕기에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부산신용보증재단과 함께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금융교육 지원프로그램인 ‘열여덟 어른 홀로서기’ 프로젝트를 27일부터 진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 기관은 남구와 수영구 지역 보호종료아동과 보호대상아동을 중심으로 일대일 맞춤형 금융 멘토링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 사업은 남부경찰서가 지역 내 아동복지시설과 협업해 금융교육 수강 희망자를 모집한 뒤 관련 서류를 부산신용보증재단으로 보내면, 재단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맞춤형 금융교육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를 위해 경찰 측은 지난 5일 부산신용보증재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지난 15일에는 지역 내 아동복지시설 관계자, 부산신용보증재단이 참여하는 실무협의회를 열었다.

신용보증재단 측은 이날 오후부터 자립을 앞둔 보호대상아동 4명을 대상으로 첫 금융교육을 실시했다. 남부경찰서와 신용보증재단은 이번 맞춤형 금융교육을 시작으로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다른 지원 사업도 구상하는 등 기관 간 협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달 광주에서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보호종료아동 2명의 디딤씨앗통장에 1000만 원이 넘는 지원금이 남아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각종 지원제도에 대한 안내와 금융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광주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새내기 대학생 A(18) 씨의 경우 디딤씨앗통장에 1165만 원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광주의 한 보육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지난달 22일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B(19) 씨의 경우에도 통장 잔고가 560만 원가량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추진 중인 디딤씨앗통장 사업은 취약계층 아동의 사회진출에 필요한 초기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아동이 입금한 금액의 2배(월 최대 10만 원)를 정부가 매칭해 적립하는 사업이다.

만 18세 이상이면 학자금, 주거비 등을 위해 적립된 금액을 사용할 수 있으며 만 24세 이상이면 조건 없이 통장을 해지할 수 있다. 하지만 숨진 보호종료아동들은 이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에서 처음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맞춤형 금융교육 사업 추진에 나선 남부경찰서 측은 일대일 멘토링 과정을 통해 보호종료아동들이 고민도 터놓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취지를 밝히며, 금융교육 외에도 보호종료아동의 자립을 위한 추가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봉균 부산 남부경찰서장은 “보호종료아동이 사회에서 의지할 곳을 마련해 주고 홀로 일어설 수 있게끔 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면서 “이번 업무협약을 기점으로 다양한 사업이 모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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