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파냐 중앙파냐… PK 초선 의원들 대조적 의정 활동
지역 70·중앙 20·불명확 10%
안병길·전봉민 등 부산 현안 집중
부산 박수영·김미애, 중앙에 관심
“상향식 공천 지역파 유리” 분석도
‘지역파와 중앙파.’
부산·울산·경남(PK) 초선 의원들의 대조적인 의정활동이 눈에 띈다. 21대 국회에 첫 입성한 이후 2년 4개월이 지나는 동안 PK지역 현안에 전념하는 의원들이 있는가 하면 중앙 무대에서 ‘이름 알리기’에 집중하는 초선들이 있다. 이들의 차이는 무엇이며, 어느 쪽이 더 유리할까.
지방의원과 달리 국회의원은 지역구 관리와 중앙 정치에 모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느 분야에 더 집중하느냐에 따라 ‘지역파’와 ‘중앙파’로 나뉜다. 이는 정치인 개인의 역량 차이라기보다 의정활동의 우선순위 때문이다. 총 16명의 부울경 초선 의원 중 대략 70% 정도는 지역파에 속하고, 20%정도는 중앙파에 해당한다. 성향이 불분명한 초선도 더러 있다.
부산 초선 9명 중 안병길 전봉민 백종헌 황보승희 의원은 대표적인 지역파이고, 박수영 김미애 의원은 중앙파로 분류된다. 울산(3명)과 경남(4명) 초선들은 거의 지역파 정치인들이다. 물론 지역파 의원 중에도 중앙 당직을 맡은 사람이 있지만 PK 현안을 더 많이 챙긴다는 의미다.
안병길(부산 서동) 의원은 지역파의 ‘좌장격’이다. 그는 부산의 시급한 현안을 파악해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안 의원이 지난 20일 “부산 14곳을 부동산 조정대상 지역에서 해제해야 한다”는 개인 성명서를 낸 다음 날 정부는 “수도권과 세종시를 제외한 지역을 조정대상에서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국회 ‘2030부산세계박람회유치지원특위’ 간사인 안 의원은 27일 국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전국민적 성원을 촉구하고, 유치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BTS의 대체복무제도 적용 필요성을 언급했다. 안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해사법원 설립 정책토론회’를 갖고 해사법원을 부산에 설치하기 위한 작업을 집중 진행할 예정이다.
전봉민(수영) 의원은 지방과 중앙의 ‘초격차 해소’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가 보건복지위에서 행정안전위로 상임위를 옮긴 것이나, 지난 25일 지방재정법·지방세징수법·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이른바 ‘지방재정 3법’을 대표 발의한 것도 ‘지방 살리기’를 적극 진행하겠다는 의지표현이다. 그는 “지방재정 3법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인 백종헌(금정) 의원은 ‘공공병원 확충’에 사활을 걸었다. 그는 27일 국회에서 “넥스트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한 공공병원 확충에 국가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황보승희(중영도) 의원도 최근 파나마에서 부산엑스포 유치활동을 펼쳤다.
이와 달리 박수영(남갑) 의원은 중앙 이슈에 집중한다. 최근 친윤(친윤석열)계의 선봉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연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등 중앙 현안에 대한 글을 수시로 SNS에 올리고 있다. 김미애(해운대을) 의원은 중앙 당직을 적극 챙긴다. 비상대책위원, 혁신위원, 약자와의 동행 위원장에 이어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다. 한편, 일부 초선 의원들은 아예 PK 출신을 보좌관(2명)으로 두지 않거나, 지역현안을 국정감사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기도 한다.
지역파와 중앙파 중 누가 더 유리한가에 대해선 섣불리 예단하기 힘들다. 다만 몇몇 권력실세가 낙점하던 ‘전략공천제’가 대세를 이뤘던 19대 총선 이전에는 중앙파들이 공천에 유리했지만, 주민들이 직접 후보를 뽑는 ‘상향식 공천제’가 자리 잡은 20대 이후에는 지역파가 더 이점이 많다는 분석이 있다.
실제로 조경태 이헌승 김도읍 이채익 박대출 윤영석 조해진 의원 등 3선 이상 PK 중진들은 지역구 관리를 잘하기로 유명하고, 서병수 김기현 장제원 하태경 김태호 의원도 중앙 활동에 집중하면서 지역 현안도 적극적으로 챙겼던 사람들이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